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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율...한국사회 위협하는 치매

국회예산정책처 "2050년 치매 환자 217만명"...급격한 고령화로 유병률 급증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 등 사회 문제화...전문가들 "사회 인프라 열악" 지적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4-09-19 13:10 송고 | 2014-09-19 13:50 최종수정
걷기 대회에 참석한 치매 환자들과 자원봉사자들./© News1
걷기 대회에 참석한 치매 환자들과 자원봉사자들./© News1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지난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와 함께 가족과 사회의 치매 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전 세계적으로 지정했다.

1980년대 전 세계를 향해 자유시장주의를 주창하고 소비에트 연방 해체를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치매 환자임을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세계를 호령한 지도자도 치매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치매는 증상 초기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지 못해 노화로 인한 건망증으로 혼동하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가족 구성원 모두를 힘들게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런 치매가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우리나라 노인 치매 환자가 2050년 217만명으로 급증하고 사회경제적 비용이 43조 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초고령사회를 향해 질주하는 대한민국에 앞에 놓인 치매라는 복병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 고령 환자가 많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치매 노인 비중은 2012년 1.2%에서 2050년에는 5.6%로 5배 넘게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치매 유병률은 2014년 현재 9.58%(6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계된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노인인구 치매 유병률은 계속 증가해 2020년 10.39%(84만명), 2050년 15.06%(271만명)로 급증할 전망이다. 

2014년 7월 기준으로 639만명인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0년 뒤인 2024년에는 9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가 노인성 질환인 점을 고려하면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치매 환자로 인한 사회 문제는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5월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은 치매 환자의 방화로 발생했다. 지난 1월 한 유명 아이돌 가수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치매 간병에 따른 우울증 등이 영향을 미쳤다.

치매 환자의 방화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 현장./© News1
치매 환자의 방화로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 현장./© News1

현재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은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증상 진행을 늦추는 것이 주된 치료 방법이다.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 특성상 보호자 대다수가 혈연 관계이기도 하다.

김상윤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서울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은 "우리나라는 치매 증가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그 문제가 심각한 대표적인 국가"라며 "평균 수명과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이사장은 "치매 환자들은 보통 20년간 치매를 앓다가 사망하고 이 기간에 가족들이 겪는 고통 역시 크다"며 "의학적인 치료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나 치매 환자를 품을 수 있는 사회 인프라는 열악하기 때문에 획기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매 환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환자에게 치매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반드시 피해야 할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 같은 치매 위험성을 인지하고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부터 가벼운 경증 치매환자에게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해 시행 중이다. 보호자들이 연간 최대 6일까지 치매 환자를 요양기관에 맡길 수 있는 '치매 환자 가족 휴가제'도 함께 도입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 컨벤션 국제회의장에서 '제7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를 열고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이 행사장에서는 국가치매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치매예방수칙 선포식과 함께 대학생 치매 서포터즈가 치매 예방 운동법을 시연한다.

치매 정보존과 문화존, 체험존 등이 마련됐고 전국실버합창대회도 열린다. 이 합창대회에는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합창단 12개팀이 참여한다. 예선은 감성그룹 여행스케치가 작사·작곡한 치매극복송을 부르고 본선에서는 자유곡으로 심사한다.

오후 4시에 열리는 기념식에는 장옥주 보건복지부 차관과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등이 참석한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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