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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뜯어내려고 지적장애인 감금·혼인신고…파렴치 일당

대부업체 대출 심사과정 소흘하다는 점 악용 700만원 대출 받아 챙겨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2014-09-18 21:22 송고

"만나요. 남자친구 소개시켜줄게요".

지난 7월3일 인천 부평에 사는 김모(35)씨는 스마트폰 소개팅 어플을 통해 A(33·여)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초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어지는 김씨의 "얼굴보고 얘기하자"는 '구애'에 이날 오후 만나기로 했다.

기대감을 안고 약속 장소인 부평역으로 간 김씨는 A씨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A씨는 지적장애2급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이성교제 대상으로 A씨를 만났던 김씨는 A씨에게 장애가 있다는 걸 안 뒤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서울 영등포 등지에서 노숙인 등을 괴롭히며 돈을 뜯어 생활하던 '건달' 김씨는 과거에도 장애인이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다.

김씨는 A씨가 가족 등과 연락할 수 없도록 휴대폰을 뺏은 뒤 A씨를 근처 모텔로 데려갔다.

이후 지인 정모(35)씨, 김모(36)씨와 공모해 지적장애인 A씨를 여관이나 자신들이 사는 쪽방촌 등에 가두고 A씨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어 팔아 유흥비를 벌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장애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려면 보증인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논의 끝에 정씨 등은 대부업체의 대출심사 과정이 소흘하다는 점을 노려 A씨 명의로 대출을 받아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은 A씨 감금 엿새째인 7월8일 일당 중 나이 많은 김씨의 부인 김모(21)씨에게 A씨 행세를 하게하며 A씨의 휴대전화로 대부업체 콜센터 상담원과 대출신청 상담전화를 하게 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100만원을 챙긴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주부면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일당 중 정씨는 7월9일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싫다는 A씨를 협박해 혼인신고를 올렸다.

일당은 다음날인 7월10일 다른 대부업체에 전화를 걸어 300만원을 대출 받았다. 하루 뒤인 7월11일에도 또 다른 대부업체로부터 300만원을 대출 받는 등 A씨 명의로 총 700만원을 대출 받았다.

계속해서 범행을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A씨를 찾아달라는 A씨 어머니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7월15일 위치추적을 통해 A씨를 인천 부평에서 찾아내 가족에 인계하면서 범행을 중단해야 했다. 당시 A씨 행방을 찾는데 주력한 경찰은 A씨 발견 직후 김씨 등의 범죄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이들의 범죄는 귀가한 A씨가 어머니에게 이같은 사실을 말하면서 알려졌다. A씨 어머니는 7월22일 경찰에 김씨 등의 범죄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11일 일당을 붙잡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주범 김씨와 정씨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김씨 부부를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범 김씨와 정씨는 각각 전과 18범과 45범, 부부 중 남편 김씨는 전과 2범, 부인 김씨는 전과 5범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9~10세 가량의 지적능력을 가진 지적장애인"이라며 "피의자들이 A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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