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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신촌 연세로 진정한 광장으로”

“보행자 전용거리로 광장 문화 자리잡을 것”…“차 보다 사람”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차윤주 기자 | 2014-09-18 18:40 송고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9.17/뉴스1 2014.09.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9.17/뉴스1 2014.09.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16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인천아시안게임 서울지역 성화봉송 첫번째 주자로 나섰다.

이날 서울 성화 점화가 시작된 곳은 올해 대중교통전용지구로 탈바꿈한 신촌 연세로. 민선 5기 시절 문 구청장의 작품이다.

차와 사람이 엉켜 주말이면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던 신촌 연세로가 평일엔 대중교통만, 주말엔 보행자만 다니는 길이 되면서 서울 주요 행사 거점이 되고 있다.

성화봉송처럼 상징적인 행사가 연세로로 몰리고 올해 두번째로 열린 신촌 물총축제는 벌써 명물이 됐다. 처음 우려와 달리 상인들은 물론 최근 설문조사에선 시민 열에 일곱(70%)이 연세로의 변신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문 구청장은 한걸음 더 떼 연세로를 보행자전용지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같은 조사에서 시민 60%는 보행자전용지구는 반대라고 했지만 신념이 확고하다.
문 구청장은 17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보행자전용지구가 되면 행사 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벌어지는 광장이 될 것”이라며 “서울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진정한 의미의 광장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광장 서울광장은 사실 시청 앞 대로가 공지(公地)를 둘러싼 교통섬이다. 문 구청장은 신촌 연세로가 서울에 없던 광장 문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광장엔 문화가 자리잡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선순환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우려하는 주차 문제는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 곧 해결된다. 코앞에만 차를 대려는 우리 주차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8월이면 연세대 안에 1100대 규모 지하주차장이 생기고, 현대백화점에도 200~300대 규모 주차면이 늘어난다. 가까운 곳에 차를 대고 광장을 즐기다 갈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해진다.

연세로에서 시작된 ‘차 보다 사람 우선’ 보행문화는 서울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보행자우선도로를 10개로 확대하겠다고 나섰고 다른 자치구에서도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논의가 활발하다.

문 구청장은 새 임기 핵심 사업으로 ‘어르신 복지’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 25일 관내 기업인 화창토산이 서대문구와 ‘1사 1어르신 채용 결연’으로 어르신 8명을 채용했다. 60~70대 노인 8명이 주 이틀 정도 화단정비, 청소 등 소소한 일을 하고 월 20만원을 받는다. 연말 즈음엔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어르신 전담과도 만든다.

문 구청장은 “적은 돈이지만 어르신들은 일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뻐하신다”며 “올해 시범사업으로 어르신 200명에게 일자리를 드리고 임기 중 3000명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9.17/뉴스1 2014.09.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9.17/뉴스1 2014.09.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 임기 중 성과와 민선 6기 핵심가치는.
▶신촌 연세로가 현재 평일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주말 차 없는 거리에 이어 이제 전면적인 보행자 전용지구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 서대문형 복지전달체계인 ‘동 복지허브화’를 비롯해 ‘100가정 보듬기’, ‘대학생 임대주택 건립과 이를 연계한 멘토링 사업’ 등은 많은 곳에서 주목하는 모범적인 모델이 됐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조성된 안산 자락길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홍제·아현고가에 이어 서대문고도 철거를 앞둬 도심부활의 새 가능성을 찾았다.
민선 5기 주요 사업은 6기에도 이어진다. 민선 6기 구정 기조는 ‘사람중심, 현장중심, 실천중심’이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 주민의 뜻을 담고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겠다. 이를 위한 동력은 무엇보다 주민과의 소통, 주민을 섬기려는 자세다.

-6기 구정에 차별성이 있다면.
▶6기에는 ‘어르신 복지’에 더 주력하겠다. 서대문구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은 지난달 기준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일자리참여 욕구도 높아지고 있지만 고용 시장 여건은 미흡하다. 노인복지의 핵심은 적은 급여를 받더라도 활동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민선 5기에 비해 어르신 공공일자리를 2배까지 확충할 것이다.
희망 민간 기업과 일자리 협약을 맺고 한 기업이 한 명의 어르신과 결연하는 방식으로 어르신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기업은 어르신을 직접 고용해 임금을 지급할 수도 있고,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을 통해 월 일정액을 후원하는 방법으로 일자리를 간접 제공할 수도 있다. 공공일자리사업이 예산의 제약을 받지만 이 사업은 지역 내 민간기업체가 참여해 예산 제약 없이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할 수 있다. 어르신일자리 창출은 물론 기업 기부문화도 활성화도 기대된다.  
지난달 25일 관내 기업인 화창토산과 어르신 8명 채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1호로 체결했다. 연희동과 홍은2동 등에 거주하는 66~76세 어르신 8분이 주 2~3일, 월 36시간 화단정비, 건물 및 기숙사 청소, 식당보조 등 맡은 일을 하고 월 20만원을 받는다. 적은 돈이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뻐하신다. 이 협약체결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200명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내년 800명, 2016년 1500명, 2017년 2500명, 2018년 3000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어르신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을 내년에 유치하고, 현재 청소년 정책과 어르신 정책을 병행하는 조직을 어르신 전담과로 개편할 예정이다. 서울 자치구 중에는 처음이다.

-핵심 정책이나 사업 3가지만 꼽는다면.
▶4대 역세권 개발은 민선6기 중점 추진과제다. 홍제·아현·서대문 고가 등 잇따른 고가 철거가 역세권 중심상업지구 개발을 위한 호재다. 아현동 가구거리, 신촌 로터리, 서대문 사거리, 홍제 전철역 주변 4대 역세권을 명실상부한 서대문구의 상징 지역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주요 역세권역에 호텔과 컨벤션센터와 도서관을 세우고 버스 중앙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신촌로터리 일대는 연세로와 맞물려 문화와 관광 거점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더 많은 외국 관광객을 신촌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비즈니스호텔을 조성하고, 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외국인 의료 관광 상품도 개발할 것이다. 홍제역 부근은 개인 의원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앞으로 어르신 중심의 실버헬스케어타운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교육도 중요하다. 연세대·이화여대를 포함해 9개의 우수한 대학이 관내에 있다. 이런 여건을 십분 활용해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사교육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을 위한 ‘멘토링’을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대문-연세 드림스타트’, ‘티치포코리아 방과 후 학습’, ‘대학생 사회봉사 멘토링’, ‘종근당 고촌재단 멘토링’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한성고, 중앙여고, 인창고등학교와 우리 구가 협력해 진행하는 ‘한·중·인 프로젝트’도 지속 추진한다.
가재울뉴타운 개발 지역엔 서북권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열린 공연장, 아마추어 창작지원센터, 도서관, 주민커뮤니티센터 기능을 갖춘 주민 참여형 열린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홍은동엔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해 부족한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한다. 신촌 연세로는 주말 차 없는 거리에서 물총축제, 신촌대학문화축제, 인문학축제, 크리스마스거리축제, 버스킹, 거리아티스트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보행자 전용지구로 지정돼 365일 차 없는 거리가 되면 문화예술 광장으로의 면모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연세로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가 학생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

-보행자전용거리 지정은 반대가 더 크다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문화의 문제다. 우리는 차를 코앞에 대야 한다. 외국처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목적지까지 일정 거리를 걸어가는 문화가 아니다. 보행 전용지구가 되면 신촌 연세로는 거대한 광장이 될 것이다. 연세로와 명물거리, 주변 지역이 하나의 광장이 되는 것이다.
현재 주차공간이 확충되지 않아 당장 밀어부칠 수 없지만 내년 연세대에 1100규모 지하주차장이 생기고, 현대백화점도 200~300면을 넓힌다. 그 이후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와서 광장에서 즐기면 된다. 보행자 전용지구가 되면 지금처럼 여러 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이 숨쉬는 광장이 될 것이다. 서울에 없던 진정한 의미의 광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광장을 만들면 문화가 자리잡고 사람이 모여 선순환이 된다.

-안산 자락길에 이어 인왕산을 연결하는 생태통로, 북한산 자락길도 공약했다.
▶자락길은 사람 중심 행정의 상징적인 정책이다. 그동안 우린 보도가 좁고 다니기 힘들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산도 이를테면 휠체어 탄 사람들은 갈 수가 없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게 자락길을 만든 연유다. 안산 자락길 7㎞는 휠체어 탄 사람도 한바퀴 돌 수 있다. 첫 구간 1㎞를 개통할 때 휠체어 타는 분들을 모시고 개통식을 했는데 우셨다. 처음 자기 힘으로 숲에 들어온 감격 때문이다. 그걸 보고 "아 이거다" 했다.
정말 만족도가 높다. 휠체어 장애인, 어르신 등 제가 가장 칭찬을 많이 받는 게 안산 자락길 사업이다. "세금 낸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얘기를 하신다. 내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가 느끼기 힘들었는데 자락길은 바로 내게 혜택이 왔다는 느낌을 준 것 같다. 등산로는 자기 발만 쳐다보고 대화없이 가야하지만 자락길은 이야기를 하면서 갈 수 있다. 시선이 앞을 향해 산 줄기와 푸른 숲이 보인다. 자락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행복감이 저절로 온다. 푸른색, 산을 보면서 30분만 숲길을 걸으면 다 잊고 마음속에 행복감이 저절로 생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해결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열악한 지방재정은 지방자치 발전의 큰 걸림돌이다. 올해 서울시 자치구 재정자립도가 33.6%로 역대 최저인데 2005년 54.7%와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정부가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을 확대하면서 제대로 자원을 마련하지 않고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기 때문이다. 지방재정 확충이 이뤄져야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한 동력을 얻게 될 수 있다.

-이번에도 세족식으로 구정을 시작했다.
▶민선 4기 서대문구는 부정의 세월이었다. 부정을 씻고, 끝까지 주민을 섬기겠다는 의미로 세족식으로 지난 5기를 시작했다. 저한테는 다른 의미도 있다. 세족식 장면은 각인이 되고 특별하다. 머리가 뻣뻣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 3선을 해도 할 것이다. 서대문구의 상징이 됐다.

◇문석진 구청장 프로필

▲1955년생(60세) ▲대광고 ▲연세대 경영학과 ▲한국산업은행 ▲공인회계사 ▲서울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서울시의회 의원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감사 ▲반부패국민연대 감사 ▲민선5, 6기 서대문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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