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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비대위 출범…“계파간 물밑경쟁 시작됐다”

차기 당권 노린 치열한 경쟁 예상…비대위 구성부터 기싸움 벌일 듯
문재인 출마 여부 최대 관심사…계파간 이합집산 가능성도 배제 못해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4-09-18 18:22 송고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왼쪽부터),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추천단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4.9.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왼쪽부터),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추천단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4.9.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출범이 공식화되면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겨냥한 각 계파들의 움직임에도 시동이 걸릴 조짐이다. 사실상 20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차기 당권을 향한 각 계파의 물밑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문희상 비대위는 당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지역위원장 선정은 물론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전대의 구체적인 시기와 룰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전대 룰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대위 구성과 지역위원장 선정의 실무를 총괄할 조직강화특위 구성 등을 놓고 각 계파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전대 시기와 경선 방식 등을 놓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각 계파간 줄다리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사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다. 그간 문 의원은 주변 측근들로부터 '전대에 출마해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조기 출마론과 '자칫 조기에 생채기를 입을 수 있다'는 출마 반대론을 들으며 숙고해 왔던 터다.
현재 당내 친노계는 김현 김태년 노영민 박남춘 윤호중 전해철 홍영표 의원 등 30여명 수준으로, 당내 계파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문 의원이 전대 출마를 결심할 경우,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다만 범친노계인 정세균 상임고문이 강하게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점은 문 의원 출마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기정 안규백 오영식 이미경 이원욱 전병헌 의원 등 '서강포럼' 소속의 20여명 의원들이 정 상임고문의 확실한 우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 의원과 정 상임고문 주변에선 두 사람의 관계상 전대에 한꺼번에 출마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문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문 의원이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하진 않은 상태"라며 "정 상임고문 입장에선 문 의원이 나오지 않는 것을 전제로 출마를 준비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문 의원이 나간다고 하면 정 상임고문이 전대에 나서는 것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과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차기 대권을 보는 사람이 당권을 쥐게 되면 능력과 무관하게 여타 제 세력들의 견제를 받아 생채기를 입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문 의원은 이번에 비대위원장 문제로 내상을 적지 않게 입었기 때문에 전대에 쉽게 나서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유력 후보군 중에 하나다. 박 전 원내대표는 김영록 박혜자 이윤석 박기춘 의원 등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10여명의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두 차례나 원내대표로 선출될 만큼 뛰어난 정치력으로 당권 도전을 노리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그룹과 중도온건파 진영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남매'로 불릴 정도로 박영선 원내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당내 486 그룹을 중심으로 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에선 이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문 의원 등의 출마에 따라 지지세의 분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초·재선 혁신그룹인 '더좋은 미래'는 아직까지 전대에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정치적인 사안은 개별적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 전대에서 단일 대오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15명 안팎인 김한길·안철수계를 포함한 비노(비노무현)·중도온건 그룹에선 김영환 박주선 조경태 추미애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안 전 공동대표는 대표직 사퇴 이후 이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은퇴로 계파 수장이 없는 10여명의 손학규계 의원들은 현재 뚜렷한 구심점이 없어 대표주자를 내세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학규계의 한 핵심인사는 "이제 손학규계는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다른 구심점도 없기 때문에 각자 자기 생각대로, 노선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각 계파의 수장들의 전대 출마가 거론되고 있어 전대 출마시 완주 가능성이 높지만, 경우에 따라 각 계파간 이합집산이 이뤄질 공산도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전대에 이르기까지 이들 각 계파가 충돌할 지점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향후 적지 않은 진통이 전망되고 있다.

당장 비대위의 성격을 '혁신형으로 할 것이냐, 관리형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과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비대위원장 추천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박 전 원내대표 등은 관리형 비대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네트워크 정당'을 지향하고 있는 친노 진영에선 모바일 투표 등 시민참여를 도입하는 방안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당원주권'을 강조하고 있는 비노 진영과의 샅바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재 대표의 권한이 강화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 것인지 여부와 전대를 원트랙(대표-최고위원 선거 미분리)으로 할지, 투트랙(대표-최고위원 선거 분리)으로 할지 등을 놓고도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문희상 비대위가 출범하는 순간부터 차기 당권을 쥐기 위한 계파간 경쟁에 신호탄이 쏘아올려지는 셈"이라며 "앞으로 전대까지 각 계파간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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