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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IS 돈줄 못죄는 이유...“원유팔아 매일 20억 수입”

“美 암시장 단속요구했지만 터키는 밀수 원유 단속에 미온적”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9-14 16:38 송고 | 2014-09-14 16:41 최종수정
 이라크 원유 생산 설비. © AFP=News1
 이라크 원유 생산 설비. © AFP=News1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중인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돈줄을 차단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IS가 생산한 원유의 상당 부분을 터키 암시장에 내다 팔아 일일 2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터키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방의 정보 당국자들은 IS가 원유를 터키의 남쪽 국경 지역으로 실어나르는 것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미 국방부 내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광범위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현재까지 원유 수송차량을 공격하지는 못했다.
앞서 미국 매체 데일리 비스트도 IS가 밀수업자들과 범죄 조직을 통해 원유를 터키 내에서 저가에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돈으로 IS는 조직원들에게 필요한 생필품과 탄약 등을 구입하고 용병들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보면, 터키의 무대응에도 미 정부는 공개적으로 터키를 비난하지 못하고 있고, 터키는 자국 국경을 넘어 용병들이 이라크와 시리아로 넘어가는 것과 원유가 자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간의 최근 통화는 "민감한" 내용을 다뤘다면서, 터키가 IS 격퇴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터키의 몫이다"고 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막후에서, IS의 막강한 자금력을 둘러싼 논의는 점차 긴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0일 밤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대(對)테러 전략을 통해 궁극적으로 ISIL을 타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계기가 됐다.

특히 원유 유입에 대한 터키의 무대응은 미국이 IS를 격퇴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과 연합을 이루고 IS의 돈줄을 막아버리는 전략을 펴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IS의 자금은 용병을 모집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을 넘어서 작전을 펴는 데에 필수적이다. CNN은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을 인용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대원이 1만5000명이며 이 중 서방국가 출신이 2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사우디 제다에서 아랍 10개국 외무장관들과 회동한 뒤 성명을 통해 "참여국들이 IS와의 포괄적 투쟁에 각자의 역할을 해주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터키는 제외됐다. 터키 정부 관리들은 49명의 외교관들이 이라크에서 인질로 잡혀 있기 때문에 IS 격퇴 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 관리들은 터키가 시도만 한다면 IS로 들어가는 돈줄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NYT에 "여느 암시장과 마찬가지로 공을 들인다면 그 자체를 암시장 자체를 없애버릴 수는 없겠지만 심대한 타격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리는 오바마 안보팀이 지난 수주 동안 수차례 에르도간 대통령을 비롯한 터키의 고위 관리들과 IS 격퇴에 대한 터키의 지원책을 놓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논의의 핵심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장악하고 있는 10여개의 유전과 정유시설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유 판매로 매일 100만~200만달러가 IS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 원유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적은 돈이지만 IS에게는 막대한 자금줄인 셈이다. 해리티지재단의 중동전문가 제임스 필립스는 NYT에 "원유는 자금 조달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힌다"고 말했다.

IS가 이라크에서 장악하고 있는 지역만 놓고 봐도 일일 2만5000~4만배럴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생산량이면 일일 최소 120만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미 관리들이 회의적이라고 보고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원유 수입이 일일 2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 당국은 현재까지 암시장 단속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필립스는 "터키는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저가의 원유로부터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에 암시장에 눈을 가리고 있다"며 "암시장에서 돈을 버는 상당히 많은 터키인들이 있을 것이며 이중에는 정부 관리들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IS가 터키뿐 아니라 IS가 장악하지 못한 이라크 남부 지역의 사업가들에게도 원유를 판매하고 있다고 최근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보도했다. 거래가는 시장가보다 훨씬 싼 배럴당 20~40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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