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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은밀한 거래…'좋아요' 1건당 40~60원 사고팔아

페이지만 사고파는 불법거래 사이트까지 등장...불법광고로 '몸살'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4-09-04 16:45 송고 | 2014-09-04 16:47 최종수정
페이스북 페이지를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사이트. © News1
페이스북 페이지를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사이트. © News1


#20대 남성 K씨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재미있는 글과 사진을 발견하고 '좋아요'를 누른 뒤 정기구독 중이었다. 몇 주가 지난 뒤 K씨가 해당 페이지를 다시 방문했지만 어느새 유머 페이지에서 강남의 모 성형외과 광고 페이지로 바뀌어 있었다.


전세계 가입자수 13억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넘쳐나는 페이지와 불법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SNS 속 블로그 역할을 하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소셜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되자 이를 사고파는 은밀한 거래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용자들의 'SNS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150만개로 추산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한 광고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너도나도 앞다퉈 기업용 페이지를 만들었다. 개인용 페이스북 계정이 최대 5000명까지밖에 친구를 맺을 수 없는 데 반해 페이지는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에게 무한으로 공유될 수 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의 친구들에게도 해당 게시물이 자동으로 노출이 되는 페이스북의 특성상 광고 효과는 '좋아요' 수에 의해 결정된다.

이 때문에 전문적으로 특정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를 늘려주거나 수십만건의 '좋아요'를 보유한 페이지를 판매하는 중개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검색하면 판매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아예 전문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만을 사고파는 불법거래 사이트까지 생겼다.

4일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페이스북 페이지 판매글. © News1
4일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페이스북 페이지 판매글. © News1


현재 페이지 거래는 '좋아요' 1건당 40~60원선으로 거래되고 있다. 평균 5만 이상에서 최대 20만까지 보유한 페이지가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1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처럼 은밀한 페이지 거래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정보 획득과 재미를 위해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던 사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 거래를 통해 '좋아요' 수가 많은 페이지를 구매한 뒤 해당 페이지의 이름을 바꾸기 때문에 '좋아요'를 끊지 않을 경우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불필요한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다. 
또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일반 페이지가 광고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규정에 어긋나는 광고를 시행하는 경우도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성 게시글을 올리는 페이지에서 게시물을 올리면서 가장 마지막에는 특정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는 문구나 사진을 추가하는 식이다.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고 이뤄지는 이 같은 광고는 페이스북 규정상 모두 불법이다.

이같은 광고 방식은 주로 소규모 기업이나 성형외과,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많이 하고 있다. 수십개의 페이지를 판매한 경험이 있는 전문 중개상에 따르면 이같은 광고방식은 하루에 게시글 3~5개씩을 올리고 게시글에 달린 '좋아요' 1개당 10~20원씩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페이지 운영자는 '좋아요'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정적이거나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게시물도 마구잡이로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고팔거나 페이지 내에서 게시물 등을 통해 허가되지 않은 업체의 광고를 하는 것은 모두 회사 규정상 금지돼 있다"면서 "페이스북 페이지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문제를 원천차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용자들의 신고가 들어올 경우 페이지를 차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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