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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부지, 현대車·삼성 인수戰 '본격화'…건설 계열사도 '대박?'

용적률 800%, 3.3㎡당 건축비 700만원 적용…연간 영업이익 286억원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4-09-04 06:10 송고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한국전력 본사 부지./뉴스1 DB © News1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한국전력 본사 부지./뉴스1 DB © News1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이 내달 17일까지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한전 부지 인수전이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경쟁구도로 압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부지 매각공고가 나오자마자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인근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인 삼성도 이 땅의 매입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전이 재계 1·2위를 다투는 두 그룹간 싸움으로 압축되자 계열 건설기업에게는 어느 정도의 이익이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그룹 차원에서 부지를 매입해 건축물과 관련 시설을 짓는 사업은 일반적으로 해당 그룹에 속한 건설 계열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다만 부지 개발 및 건축과 관련된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한전 부지 상한용적률을 800% 이하로 못박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이들 그룹에 소속된 계열 건설기업이 챙길 수 있는 수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삼성은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등을 계열 건설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다.

우선 한전 부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가 이 땅을 매입할 경우 계열 건설기업 중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룹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뚝섬에 있는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던 현대차는 당시 건설 계열사였던 현대엠코에 건축공사와 관련된 사업성 분석 등을 맡긴 전례가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통적으로 그룹 공사를 현대엠코에 맡겨왔다"면서 "현대건설이 함께 참여하더라도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법인이 사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삼성중공업에 건설부문이 있지만 대규모 건축공사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이 그룹 사업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대차는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은 삼성물산에 한전 부지 개발과 관련된 공사를 맡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건설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축과 공사에 대한 인·허가권을 가진 시가 한전 부지의 용적률을 800% 이하로 적용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용적률이란 건축물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용적률이 200%면 대지면적에 2를 곱한 값이 새로 짓는 건축물의 연면적이 된다. 한전 부지의 전체 면적은 7만9342㎡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이 값에 8을 곱한 63만4736㎡ 규모의 건축물을 새로 지을 수 있다.

상업지구에 건립되는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 건축물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더 많은 건축비가 투입된다. 아파트를 포함한 일반적인 건물의 공사비는 3.3㎡당 400만원 안팎으로 이를 감안하면 한전 부지 건축공사에는 3.3㎡당 600만∼800만원의 건축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값인 3.3㎡당 700만원의 건축비를 적용하면 한전 부지 개발공사를 맡은 건설기업은 총 1조34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거둘 수 있게 된다. 공사기간을 3년으로 가정할 경우 이 기업은 연간 44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초고층 건축물의 원가율은 보통 90% 수준이다. 원가율이란 건축공사에 순수하게 투입되는 비용을 말하며 90%를 제한 나머지 10% 중 3.5%∼5%는 공사 관리 비용으로 빠지게 된다. 결국 순수한 영업마진율은 5%~6.5% 정도로 최대값인 마진율 6.5%를 적용하면 한전 부지 개발을 맡은 기업은 연간 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

대형 건설기업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각각 2796억원과 1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면서 "한전 부지 개발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연간 286억원의 영업이익은 이들 기업 분기 영업이익의 10% 안팎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그룹에서 몰아주는 공사를 맡으면 계열 건설기업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한전 부지는 용적률이 800%로 묶여 있어 수익성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면서 "다만 그룹이 계열사 수익 확보를 위해 3.3㎡당 1000만원 가량의 넉넉한 건축비를 배정하면 사업성이 좀 더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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