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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 축구, 새로운 화두는 '심기일전'

(파주=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9-02 18:18 송고 | 2014-09-02 18:31 최종수정

원점에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화두는 ‘심기일전’이었다. 평가전을 위해 모였지만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어떤 대회를 앞둔 때보다도 비장했다.

오는 5일(베네수엘라)과 8일(우루과이) 두 차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일 소집됐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파주 NFC 인근에 위치한 고양시 MVL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훈련은 파주 NFC에서 진행하지만 숙박과 식사는 호텔에서 해결한다. 아시안 게임 대표팀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새로 소집된 A대표팀 인원은 총 20명. 선수들은 표정에는 저마다의 각오로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 등 유럽파부터 한교원과 임채민 등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K리거까지, 이전에 비해 다양한 면면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동국과 차두리 등 베테랑들이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서 다소 다른 ‘공기’가 느껴졌다.

축구 국가대표팀 2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과 8일 각각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4.9.2/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2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과 8일 각각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4.9.2/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파주의 공기가 ‘화기애애’였다면 새 대표팀은 진지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간간이 웃음꽃이 피었으나 전체적으로 묵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국민적인 실망감을 만회하기 위해서 선수들의 어깨에 올려 진 짐은 사뭇 무겁다. 비록 새로운 감독이 오기 전까지 ‘임시 사령탑’이지만 신태용 코치의 각오부터 남달랐다.

신태용 코치는 “선수들에게 희생 정신을 강조하겠다. 선수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아직 한국 축구가 죽지 않았다고 느낄 것”이라는 말로 기본적인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어 “나보다도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경기다. 운동에 임하는 자세부터 다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는 말로 사명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3년 6월 이후 13개월 만에 태극 마크를 다시 단 이동국의 각오 역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동국은 “실력으로 100번째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은퇴할 때까지 대표팀을 목표로 하는 것이 맞다. 그러기 위해 늘 긴장해야 한다”면서 “대표선수라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위치인지 (후배들이)알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심장한 충고를 전했다.
역시 오랜 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차두리의 자세 역시 비슷했다. 차두리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은 많이 아쉬웠으나 이제는 희망을 말해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면서 “(평가전이라고 해서)그냥 스치는 경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태극 마크의 무게감을 에둘러 설명했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도 선수들의 태도를 언급했다. 항공 일정상 가장 뒤늦게 파주 NFC에 들어온 곽태휘는 “감독님이 없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의 몫이 중요하다”면서 “선수들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훈련장에서, 경기장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을 말해야 한다”는 말로 책임감을 강조했다.

기성용과 이청용, 손흥민 등 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유럽파들의 표정도 사뭇 달라졌다. 이구동성으로 외친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라는 말에서는 새로운 출발을 위한 스스로의 다짐과 대표팀 전체의 심기일전을 대신한 말이다.

새로운 감독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경기라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신태용 코치가 차기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함께 한다 하더라도 새 감독이 오면 또 다시 새롭게 평가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2연전 자체의 비중은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때보다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실추된 명예와 국민들의 상실감을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 지금까지의 마음가짐을 버리고 완전히 달라진다는 ‘심기일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한 때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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