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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 설립 45년만에 미용실 오픈…취약계층 여성 자활터

일반인도 신분증 지참해 방문증 발급받으면 이용 가능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2014-08-29 09:08 송고 | 2014-08-29 11:17 최종수정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 내 미용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 내 미용실 "한려(閑麗)"에서 머리를 다듬고 있다.2014.8.29/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정부서울청사가 1970년 건립된 지 45년 만에 처음으로 청사 안에 미용실이 생겼다. 

특히 이 미용실은 공공기관에 첫 설치된 '취약계층 여성들의 자활터'이기도 한 특별한 공간이다.
여성가족부는 안전행정부와 정부서울청사에 미용실을 설치하고 29일 오전 9시 30분 개소식을 가졌다. 

미용실 이름은 한가하고 아름답다는 뜻의 '한려(閑麗)'이고 본관 지하 1층에 전용면적 40㎡(12평) 규모로 차려졌다. 

원장 1명, 디자이너 2명, 인턴 2명 등 4명의 직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며 청사에 근무하는 약 3000명의 공무원 및 경비원, 일반 방문객을 맞을 예정이다. 일반인도 신분증을 지참해 안내동에서 방문증을 발급받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가격도 일반 미용실에 비해 절반 정도다. 커트는 여성 8000원·남성 6000원, 드라이는 6000원, 염색은 여성 3만원·남성 2만원, 파마는 3만원부터다. 

특히 미용실에 근무하는 여성 인턴 2명은 한국여성의 집에서 추천한 취약계층 여성으로 이곳에서 기술을 배워 전문 미용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립 역량을 키운 후 독립하게 된다. 이들이 독립한 후에는 또 다른 취약 계층 여성들이 고용돼 지속적인 자활 생태계를 이어가게 된다. 

정부청사 내 미용실 설립은 여성가족부의 지난 1월 정부서울청사 이전을 앞두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취약계층 여성들을 위한 미용실이 청사 내에 있으면 좋겠다"는 이복실 당시 차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당시 김영선 안전행정부 정부청사관리소장(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이 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보다 좋은 후생복지를 제공하려는 뜻에서 이 아이디어를 선뜻 받아들이며 추진됐다. 

안전행정부가 장소 제공과 인테리어 시공 및 위탁운영자 선정을 맡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기자재비 30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미용분야 전문가들이 기술을 전수하는 등 재능기부로 동참했다. 

하지만 정부서울청사 내 미용실이 개소하기까지는 8개월이란 시간이 걸려야 했다. 국유재산 제한 특례법이 규정하는 190여 국유재산 무상 임대 대상에서 취약계층 여성은 제외돼 있어 4차에 걸친 경쟁입찰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국유재산 제한 특례법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취약계층 여성도 국유재산 무상 임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태다. 공공기관 내 취약계층 여성의 자활터 설립을 위한 근거 마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폭력피해 여성과 취약계층 여성이 폭력피해나 취약계층으로 재유입되지 않으려면 경제적 자립이 매우 중요한데 그 동안 이들의 자활과정은 단순히 기술 습득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직업 훈련으로 자격증을 딴 후 일을 하며 기술을 연마하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취약계층 여성들은 이러한 기회가 부족해 자활을 향한 힘과 용기가 꺾이게 된다. 

여성가족부가 나눔 네트워크 '같이가요'를 통해 폭력피해 여성 등 취약계층 여성들의 자립을 위한 자활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지난해 6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재능기부카페 사업과 연계해 취약계층 여성이 운영하는 '카페마인'을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게 전부였다.

이번 정부서울청사 미용실 개소는 공공기관 내 취약계층 여성의 자활 생태계 마련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용실에서 기술을 배우는 취약계층 여성의 한달 월급은 90만원. 자활지원센터가 이들의 월급을 지원해 준다. 청사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낮 시간에 일반인들에게 미용실이 보다 많이 개방돼 미용실 수익이 늘어날 수 있기를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senaj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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