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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8년전 지반관리시스템 도입했지만…싱크홀 못막아

지하철·교량 등 주요 지점 1만5000건 정보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4-08-20 18:54 송고
국토교통부와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으로 구성된 특별점검반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지하철 9호선 920공구 공사현장 내부에서 터널 굴착장비인 실드TBM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송파구 일대에서 발생한 싱크홀 및 동공이 지하철 9호선 건설을 위해 석촌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터널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에서 시행되는 지하철공사와 도심지의 대형 건축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주변 지역이 지반·지하수 변위, 굴착 안전성 등 시공상태, 공사장 주변의 안전관리 등을 점검한다. 2014.8.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으로 구성된 특별점검반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지하철 9호선 920공구 공사현장 내부에서 터널 굴착장비인 실드TBM을 점검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송파구 일대에서 발생한 싱크홀 및 동공이 지하철 9호선 건설을 위해 석촌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터널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에서 시행되는 지하철공사와 도심지의 대형 건축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주변 지역이 지반·지하수 변위, 굴착 안전성 등 시공상태, 공사장 주변의 안전관리 등을 점검한다. 2014.8.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시내 곳곳에서 발견된 싱크홀과 대형 동공(洞空)으로 지반 정보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된 가운데 서울시는 이미 약 10년전 관련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돈을 들여 ‘땅속 지도’를 그려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싱크홀 대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시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지반 정보를 담은 ‘서울시 지반정보통합관리시스템’(surveycp.seoul.go.kr)이 2006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서울시 지반정보통합관리시스템 홈페이지@News1
서울시 지반정보통합관리시스템 홈페이지@News1
이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팀이 1996년부터 2년간 수행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80년대 개통된 서울 지하철 1·2호선 등에 이어 1990년대 초반 5호선 등 서울 지하철역이 다수 개발되면서 곳곳에서 지반 침하로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서울시는 지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전문가 용역을 맡겼다.

당시 2억원을 투입한 연구용역을 통해 건축물·교량·지하철 등 각종 토목공사 시추결과를 모아 서울시는 8000건의 지질자료 3차원으로 분석해 지도를 만들었다. 땅속 지도엔 서울 전 지역별로 암석의 종류와 단층분포, 흙의 깊이, 지하수위, 암석의 파쇄정도 등 지반의 특성이 담겨 있다.

이 교수팀은 이후 매년 500건 가량 데이터를 추가해 현재는 1만5000개의 지질자료를 수집, 확보한 상태다.
시스템 홈페이지는 “지반정보는 건설공사의 계획 단계부터 설계 및 시공,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활용되는 중요한 정보로 정확한 지반조사로 지반을 평가한 후 설계, 시공해야만 구조물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며 “현재 모든 건설공사의 계획 및 설계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지반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이에 따라 방대한 양의 지반조사 성과가 축적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지반정보관리시스템에는 현재 도로, 지하철, 철도, 부지·택지, 터널, 교량 등 7개 항목으로 2만6780여개(2011년 2월말 기준)의 시추공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돼 있다. 실제로 지질도를 살펴보면 이번에 싱크홀과 거대 동공이 발생한 송파구 일대는 퇴적층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땅속 지도를 서울시는 도시계획 결정이나 지하철 역사 개발 등 관련 사업에서 참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템을 공개해 주로 민간 건설사나 건축업 관계자들이 활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의무 또는 권장 사항이 아니라 민간업체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이 교수는 “도시계획이나 지하철 사업 등 주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반 상태를 고려해야 하지만 서울시가 지반 지도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시추를 통해 지하수의 흐름과 지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목 지질도를 활용해 사전에 지반의 상태와 그에 맞는 정확한 공법 등을 유추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유명무실했다”며 “지반 상태를 무시하고 지하 개발을 계속할 경우 연약지반을 난개발해 벌어진 우면산 산사태, 석촌지하차도 거대 동공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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