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만남, 대통령보다 교황이 더 많아"

김영오씨, '특별법 제정' 위해 박근혜 대통령 면담 요청
단식농성 36일째 유민아빠 "진짜 밥 좀 먹고 싶어요"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08-18 14:25 송고
단식 36일째를 맞는 세월호 유족
단식 36일째를 맞는 세월호 유족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교황 이한에 즈음한 유민아빠의 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상의를 걷어 올려 앙상하게 마른 몸을 드러내고 있다. 김영오 씨는 이날 방한 기간중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를 전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2014.8.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진짜 밥 좀 먹고 싶습니다. 제 소원이에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36일째 단식농성중인 단원고 고(故) 김유민양의 아빠 김영오(47)씨는 18일 자신이 얼마나 살이 빠졌는지 상의를 걷어 올려 앙상하게 마른 몸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김씨는 일부에서 한달 넘게 단식을 제대로 하면 쓰러졌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막말을 하는 것을 비판하며 "제가 어떤 투지력으로 버텨왔는지 이젠 공개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이날 18일 오후 1시쯤 단식농성장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한을 마치고 떠날 즈음해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김씨는 "교황은 이번 방한의 목적이 세월호 유가족 위로인 것처럼 방한내내 유가족들과 함께해 주셨다"며 "참사 이후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4박5일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교황께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해줘서 감사하다고 하셨다"며 "대통령이 직접 우리를 위로해주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정부 잘못으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을 위해 단식하는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며 "왜 대한민국 국민인 유가족들이 외국 종교지도자에게까지 원통함을 호소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해 36일째 단식을 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철저히 외면했고 제가 쓴 편지를 청와대에 전하며 대통령께 잘 전달됐는지 확인해달라고 한 요청조차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로 찾아가겠다는 뜻을 전하며 박 대통령이 자신을 외면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김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서울시 동부병원 이보라 내과과장은 김씨의 건강상태가 심각해 단식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이씨는 "단식 36일만에 57kg에서 47kg으로 체중이 17%이상 줄었다"며 "체지방과 생체 근육들이 소진되고 위쪽 팔 둘레가 감소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hspeop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