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종료된 30일 오후 동작을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4.7.30/뉴스1

7·30 재보궐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야권 연대가 사실상 제한적인 효과를 미치는 수준에서 그쳤다. 격전지를 중심으로 분열돼 있던 야권을 하나로 묶어 여권과 1 대 1 구도를 만들면서 막판 선거판세를 요동치게 만들었지만 선거판 전체를 뒤짚는데는 실패했다.

야권은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 수원병, 수원정 등 총 3곳에서 야권 연대를 성사시켰으나 수원정 1곳에서만 승리를 거두는데 그쳤다. 특히 선거 결과에 이목을 집중시켰던 서울 동작을에서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야권 연대는 빛을 바랬다.

당초 야권은 연대를 통해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대역전극이 일어날 것으로 봤으나 유권자들은 야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야권 연대에 사실상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가 있었고 야권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단일화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 관계자도 "후보 단일화가 유권자들에게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한 것 같다"며 "후보 단일화가 너무 늦게 이뤄진 것도 야권을 더 결집시키지 못한 한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동작을의 표심을 분석해보면 야권으로서는 단일화가 늦은 것이 뼈아픈 요인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당선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표차는 929표에 불과했는데 무효 투표수는 1403표에 달했다.

무효표의 상당수가 단일화를 통해 사퇴한 기동민 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찍은 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후보 단일화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 야권의 분석이다.

또한 온전한 야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점도 야권 연대가 힘을 쓰지 못한 이유로 분석된다.

야권인 연대를 이룬 3곳을 살펴보면 서울 동작을에서는 김종철 노동당 후보가, 경기 수원병(팔달)에서는 임미숙 통합진보당 후보 등이 선거를 끝까지 완주했다.

사실상 말만 야권 연대지 실제로 1 대 1 구도를 만들지는 못한 것이다.

다만 경기 수원정(영통)에서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에 7%p 가까이 앞선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야권 연대의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선거 도중 사퇴를 결단한 천호선 전 정의당 후보가 앞서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5%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던 점을 볼 때 수원정에서는 야권 연대가 힘을 발휘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거물급 인상의 귀환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노회찬 후보와 손학규 후보가 모두 낙마한 만큼 야권 연대는 사실상 힘을 쓰지 못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sanghw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