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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중국 공무원 "국정원 요구대로 '가짜 서류' 작성"

“국정원 권 과장 준비 서류대로 설명서 작성…수고비 100만원”

(서울=뉴스1) 전준우 | 2014-07-29 17:34 송고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 권모(50) 과장이 전 중국 공무원에게 가짜 서류를 만들도록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권 과장은 수사 도중 자살을 시도해 기소중지됐던 인물로 건강이 회복된 이후 뒤늦게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29일 오후 열린 5회 공판에는 전 중국 공무원 임모(49)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국계 중국인인 임씨는 지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지안(集安)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임씨는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의 중국 소학교 교사 시절 제자로 김씨를 '선생님'이나 '이모부'라고 부르면서 가깝게 지냈다.
임씨는 "김씨가 8년만에 연락이 와서 '변방검사참 업무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며 "지난해 12월 17일 천안에서 김씨와 권 과장 등 국정원 직원 3명을 함께 만났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임씨는 권 과장 등과 지난해 12월17일 처음 만나 자신의 경력과 통행증 발급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그는 다음날인 12월18일 다시 만나 권 과장 등이 준비해 온 서류를 보면서 중국어로 옮겨 적었다.

임씨는 "권 과장이 서류뭉치 3~4장 보여주면서 경력, 통행증 발급, 출입경관리 시스템 등 3부분에 대해서 쓰라고 했다"며 "옮겨 적으면서 '시스템'이 뭔지 몰라 되묻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사실도 아닌데 설명서를 작성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 임씨는 "김 선생님이 함께 나온 사람들을 '친한 친구'라고 했고 서류를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며 "'유우성 사건'의 증거로 사용한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설명서를 모두 작성한 뒤 권 과장과 함께 나온 국정원 직원에게 100만원의 수고비를 받았다. 처음 만난 지난해 12월17일에는 교통비 명목으로 1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후 권 과장 등은 임씨에게 유우성씨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 임씨는 "권 과장 등이 설명서대로 말하라고 하면서 향후 증언할 내용을 연습도 했지만 재판이 연기되면서 실제 증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임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소학교 시절 스승이었던 김씨가 이 자술서를 작성했고 자신은 내용도 모르고 지장만 찍었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찰 진술에서 국정원 직원들의 요구를 받고 했던 일이라고 진술을 바꿨다.

이에 대해 임씨는 "김 선생님을 도와주는 심경으로 해준 것인데 기자들이 찾아오고 해를 끼치자 선생님이 미웠다"면서도 "하지만 김 선생님이 자살 시도를 하는 것을 보고 동정심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씨는 통역인의 조력을 받으면서 중국어로 증언을 이어갔다.

권 과장의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에서 임씨가 뉴스타파를 통해 한국말로 인터뷰를 했고, 검찰 진술 때와 법정 증언이 다르다며 임씨 진술의 신빙성을 추궁했다.

변호인은 "검찰 진술 내용과 법정 증언 내용이 다르다"며 "김씨의 검찰 진술 조서와 법정 증언 내용을 듣고 나온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던졌지만 임씨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확고히 답했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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