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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만에 하나 살해당했다면…'완전범죄?'

국과수 '사인 불명' 발표 등…자백하지 않는 이상 검거 어려워

(서울=뉴스1) 박현우 | 2014-07-26 17:04 송고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대회의실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정 시신 부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과수 측은 사망 원인은 알 수 없는 상황이나 유병언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2014.7.25 머니투데이/뉴스1
'변사체'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은 죽은 뒤 남겨진 증거들을 통해 사건의 '뒷 이야기'를 듣는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죽은 자의 '몸'은 많은 말을 할 수 있다. 망자가 언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등을 가장 자세하고 정확히 말해줄 수 있는 으뜸 '증거'는 단연 사체 자체다.
하지만 지난달 발견된 뒤 최근까지 정밀 감정을 벌인 '유병언 변사 사건'의 핵심 증거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은 아무런 '뒷 이야기'도 해주지 않고 있다. 적어도 국과수 발표에 따르면 그렇다.

지난 22일 경찰로부터 유씨 시신을 넘겨받은 뒤 사흘간 정밀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5일 "시신이 유병언인건 맞지만 부패가 심해 사인 등을 밝혀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유씨의 사인은 크게 봤을 때 타살, 병사, 자연사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중에 어떤 이유로 유씨가 숨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유씨가 병사 혹은 자연사했다면 유씨의 사인을 밝히는 게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유씨 사인이 실제로 '타살'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씨의 죽음은 또 다른 범죄(살인)의 시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배제할 수 없는 '타살'의 가정 아래 이날 국과수 발표만 놓고 본다면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없는 게 됐다. 유씨를 숨지게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백하지 않는 이상 '완전범죄'를 행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만에 하나 유씨의 '살해범'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날 국과수 발표로 그는 '면죄부'를 얻은 셈이됐다.

SNS 등에서는 국과수가 발표에 앞서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유병언의 시신이 아닌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유씨의 시신확인 작업 등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나머지 정작 '사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히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뒷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다행인 것은 국과수 발표와 별개로 경찰과 검찰이 여전히 유씨 사인에 있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적 등을 중심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변사체 수사와 관련해 전남청에서 수사본부를 차려 따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국과수 발표에서)타살 정황이 발견됐다는 소견이 나왔다면 그 부분으로 수사력을 모았겠지만 현재로서는 타살 혐의도 없고 자살했다는 정황도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적에 대한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유씨와 최후까지 함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운전기사 양회정씨를 유씨의 사인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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