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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북도의회, 유권자들이 보고 있다

(대구경북=뉴스1) 김대벽 기자 | 2014-07-15 00:01 송고

'민의를 대변하겠다'고 문을 연 제10대 경북도의회가 시작부터 방향을 잃고 있다.

다수당인 여당의원들이 소수인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멋대로 의장단을 선출하는가 하면, 회의가 한창인 본회의장에서 사진촬영을 하는가 하면 동네에서 주먹다짐까지 하는 꼴사나운 장면들을 연출했다.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같은 일이 잇따르자 의원들의 자질을 의심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10대 도의회 의원 60명 중 새누리당 소속이 53명이고 나머지 7명은 새정치연합 2명, 무소속 5명이다.

새누리당이 압도적 다수인 경북도의회는 지난 8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끼리 경선을 통해 10대 의회를 이끌 전반기 의장단을 뽑았다.

소수 의원들을 배제한채 그들만의 '리그'를 펼쳐 '리더들'을 뽑은 것이다.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의장단 후보의 이름과 얼굴도 몰랐다"며 "단 한 번 전체 상견회를 가졌으나 정견 발표 조차 하지 않아 후보가 누구인지 모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4선의 한 무소속 의원은 "다수당의 독선이 '폐독풍창(肺毒風瘡)'을 보는 듯 하다"고 했고, 한 초선의원은 "소수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유권자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의장단 선출 과정도 엉망이었다.

선거 규칙에는 '인쇄물을 만들어 후보자의 이력을 표시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의장단에 출마한 후보 중 단 한명도 인쇄물을 만들어 돌리지 않았다.

다수이기 때문에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는 그같은 태도가 바로 유권자를 무시하는 태도다.

의장단이 선출된 직후 열린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상식 이하의 광경은 모두를 실소케 했다.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새누리당 소속의 한 초선 의원이 회의장 앞쪽으로 걸어나온 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동료의원들을 기념촬영했다.

이 모습이 의회의 인터넷방송을 타고 퍼지자 도민들은 "의회가 놀이터인줄 아느냐" "의원의 기본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도민들의 비난을 세누리당 의원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앞으로 의정활동에서 드러날 것이다.

당장 15일의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을 유권자들이 지켜볼 것이다. 소수의 의견과 참여가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결과를 떠나 민주주의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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