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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청주시 관사 개방…준비 철저해야

(충북=뉴스1) 김용언 기자 | 2014-07-14 08:11 송고 | 2014-07-14 08:46 최종수정


충북세종취재본부 김용언 기자. © News1



청주시가 관선(官選)시대 산물인 관사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10일 “중앙정부에서 임명받은 공직자들이 쓰던 관사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관사는 지방자치제 도입 전 지역에 생활기반이 없는 도지사·시장·군수 등 고위 공직자들의 거주지를 마련해 준다는 취지로 운영됐다.

단체장의 업무 연장선, 의전상 필요성이 제기됐던 관사는 최근 지방자치의 연륜이 쌓이면서 속속 폐지되거나 다른 용도로 재활용되는 추세다.
내·외빈 접대 등 제한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던 관사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는 이 시장의 뜻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도 많다. 청주의 대표적 등산 코스인 우암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청주시 관사는 1977년 지어졌다.

37년간의 비밀을 머금은 듯 청주시 관사는 우암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이 아니라면 쉽사리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다.

마치 외부의 발길을 스스로 거부하는 요새로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하기엔 접근성이 떨어지는 태생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청주시 관사가 변신을 꿈꾸려 한다. 시는 이곳을 어린이집과 문화시설 등으로 채워진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벌써부터 부침을 맛보고 있다. 통합시 출범을 기념하기 위한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겠다던 초기 내부 협의는 협소한 공간 등의 문제로 이미 물 건너갔다.

어린이집을 세우는 계획은 설치 기준법에 적합지 않다는 이유로 내부 논의에서 제외됐다.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논의됐던 진입로 확장도 경사도 문제 등으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 직후인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관사 운영비가 적은데다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예산만 더 들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관사에 입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이 시장이 돌연 관사 시민 개방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관치 시대의 상징이자 예산낭비의 상징이었던 관사를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명하고 계획적인 운영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

관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가 ‘입주 시 재선 불가’, ‘풍수지리설’ 등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 시장과 공무원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도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됐지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충북지사 관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단체와의 교감과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wheniki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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