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국사 원로 학자들 "'친일·극우' 문창극 후보자 사퇴하라"

"문창극, 역사관·민족관·국가관에 커다란 흠결"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친일·극우 내각'으로 평가될 것"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4-06-18 02:57 송고
한국사 원로 학자들이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이들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같이 반헌법적인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 총리로 임명된다면 후세의 역사가들은 박근혜정부 2기내각을 '친일·극우내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2014.6.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조광 전 고려대 교수 등 한국사 원로 학자들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그를 내정한 박근혜 정부의 역사관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상웅 전 국립기념관장, 조광 전 고려대 교수,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성대경 전 성균관대 교수,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박현서 전 한양대학 교수,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신해순 전 성균관대 교수 등 한국사 원로 학자들은 '위안부 망언' 등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는 투철한 역사관과 민족관, 국가관에 기초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동시에 지역과 이념, 계층간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 후보자는 역사관과 민족관, 국가관에 커다란 흠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로학자들은 문 후보자의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름', '조선이 500년을 허송세월 보냈으니 일제 식민 지배를 통한 하느님의 시련이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에 대해 "이같은 발언은 조선시대를 미개한 것으로 파악하는 전형적인 식민사관"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3.1운동 직후 일본은 식민지배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선 문화의 자주성과 독창성을 부정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조선은 자주성 결여와 분열을 특징으로 하는 민족성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원로학자들은 문 후보자를 '식민사관에 사로잡힌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이같은 사람이 국무총리가 된다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및나는 우리의 민족문화가 창달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로학자들은 또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8.15해방은 어느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주신 것. 미국에게 일본이 패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가져다 준 것'이라는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독립운동을 모독하는 망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 후보자의 주장대로라면 민족 독립만을 염원하며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해방이 거저 됐다'는 사람이 국무총리가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일제와 맞서 싸운 위대한 독립정신에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만열 전 숙명여대 교수가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한국사 원로 학자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들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같이 반헌법적인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 총리로 임명된다면 후세의 역사가들은 박근혜정부 2기내각을 '친일·극우내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2014.6.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원로학자들은 또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를 사과받을 필요 없다'는 문 후보의 '위안부 망언'에 대해 "식민지배의 야만성과 폭력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정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은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 등 기본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남북분단도, 6.25전쟁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대로라면 통일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뤄질 것임으로 남북간의 협상도, 대화도 필요 없게 된다"며 "이는 대립과 갈등을 전제로 하는 냉전적 사고에서 나온 '분단고착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제주4.3사건'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사태'라고 문 후보가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4.3사건의 본질을 반공이라는 이념갈등으로 변질시킴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고 동시에 주민집단학살이라는 반인륜적 범죄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의 과거 발언을 비판한 원로학자들은 "문 후보는 한반도와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이끌 가능성이 다분한 인물"이라며 "주권자인 국민들이 나서 문 후보의 총리 임명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들은 문 후보자를 내정한 박근혜 정부의 역사관 역시 지적하며 "박근혜 정부는 식민사관에 사로잡힌 극우인사를 총리자리에,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한 김명수 교수를 교육부장관에 내정했다"며 "만일 문 후보자 등이 총리로 임명된다면 후세의 역사가들은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을 '친일·극우 내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