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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SSAT' 시험 컨닝펜까지 등장

삼성 "해당 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 취했다"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2013-10-15 07:26 송고
SSAT 컨닝용 볼펜.© News1


사상 최대 규모로 시행된 삼성그룹의 채용 필기시험장에서 컨닝용 볼펜이 발견됐다. 취업 경쟁이 얼마나 격화됐는지 보여주는 단면으로 삼성 내부에서는 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국적으로 9만여명이 시험을 치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장 앞에서 SSAT관련 학원에서 홍보용으로 컨닝용 볼펜을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SSAT를 쉽게 풀수 있도록 돕는 볼펜으로, 삼성 측은 취업준비생들이 해당 펜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컨닝용 펜을 언뜻보면 단순히 한글 자음과 숫자, 알파벳이 나열돼 있어 부정행위 도구라는 것을 알아채기 힘들다. 하지만 SSAT 준비생들이라면 시험지를 받고 적을 예정이었던 표가 펜에 미리 그려져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편하다.

SSAT 시험을 본 한 취업준비생은 "SSAT에는 숫자를 알파벳이나 자음으로 환원해 답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SSAT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알파벳과 숫자, 자음을 미리 시험지에 써놓고 시작하는 것 정도는 다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문제에는 숫자만 나열돼 있는데, 보기에는 한글 자음이 있다. 이럴 때, 숫자에 해당하는 순번의 자음을 찾아내 답한다는 설명이다. 이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숫자와 알파벳, 자음의 순서를 적은 표를 미리 그리면 편하다는 것.
해당 볼펜을 배포한 학원은 이같은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SSAT나 면접 등 자신들이 마련한 취업 관련 수업에 대해 홍보를 했다.

이같은 현상에 삼성 내부에서는 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컨닝용 볼펜까지 처음으로 목격되면서 공정하고 실력에 따라 인재를 뽑겠다는 삼성의 채용 정신까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초 삼성은 SSAT가 과열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을 검토할 때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사설 학원에서는 5만원~25만원하는 SSAT대비 강의가 개설돼 있으며, 2만원대의 관련 서적도 50여종에 이르는 등 사회적인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는 것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취준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SSAT 부정행위를 돕는 도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SSAT 시험장에서는 신분증과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테이프만 꺼내놓을 수 있으며, 해당 컨닝용 볼펜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song6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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