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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제일모직 패션 인수…걸림돌은?

제일모직 매수청구 7000억, 에버랜드 2500억 신청시 계약 해제
제일모직은 국민연금, 에버랜드는 KCC가 이번 빅딜의 열쇠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3-09-23 02:00 송고 | 2013-09-23 02:23 최종수정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1조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삼성그룹 내 빅딜에 키를 쥐고 있는 곳은 국민연금공단과 KCC 등이다. 이들 주주가 반대 의사를 밝힐 경우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는 무산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제일모직의 경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높고 매각이 회사 가치 상승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에버랜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KCC도 우호관계를 맺고 있어 반대의사가 적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일모직과 삼성에버랜드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대금은 1조500억원이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 1일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영업양수도에 대해 제일모직은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권이 7000억원이 넘을 경우 계약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2500억원의 반대 의사가 나오면 계약을 해제할 예정이다. 반대의사 접수는 10월 17일부터 31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은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접수한다.

제일모직의 경우 국민연금공단과 외국인 주주들의 반응이 가장 큰 관건이다. 제일모직의 경우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에게 주당 8만9298원에 주식을 매입해줄 예정이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국민연금공단은 9월 11일 기준 제일모직 지분 10.07%(527만9662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경우 약 4715억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된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 개인 주주 가운데 약 5% 정도만 반대의사를 추가해도 주식매수청구금액이 7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

제일모직의 2대주주는 한국투신운용으로 지분 7.25%(380만1654주, 6월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은 24.13%(9월 17일 기준) 수준이다. 반면 삼성카드 등 삼성계열사 지분은 7.15%(374만6441주), 삼성자산운용의 지분은 5.04%(264만1139주) 수준이다.

현재 제일모직 주가는 23일 장중 9만6600원으로 매수청구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격대가 유지될 경우 반대의사를 표시해 주식매수청구를 하는 것보다 장중 거래가 유리하다.

또 제일모직이 사업부문 가운데 패션사업이 수익성이 가장 낮았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패션과 케미칼, 전자재료 부문을 영위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패션 2.15%, 케미칼 2.89%, 전자재료 10.8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 매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이다"며 "반대 의사 표시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비상장사인 만큼 매수청구가격이 확정되지 않았다. 임시주주총회 등과 이사회 등을 거쳐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0%(62만7390주)로 가장 많고, KCC가 17%(42만5000주), 이부진과 이서현이 각각 8.37%(20만9129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5%(12만4999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주주 17명이 3.74%(9만361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자사주로 15.23%(38만676주)가 있다.

대부분 특수관계인인 만큼 반대 의사를 표시할 가능성이 있는 주주는 KCC와 개인주주 17명이다. 삼성에버랜드 주식매수청구가격을 주당 200만원으로 산정할 경우 KCC의 반대 의사 표시 주식 총액는 약8500억원에 달한다. 개인 주주 17명의 반대 의사는 19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만약 KCC가 반대할 경우 제일모직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주주의 반대 의사는 거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CC는 삼성카드가 금산분리를 피하기 위해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할 때 관련 지분을 넘겨 받아 우호관계를 맺고 있다"며 "KCC가 반대 의사를 표할 가능성은 낮고 개인 주주들의 반대의사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번 제일모직 패션 부문 인수를 통해 골프장, 테마파크, 패션 등을 아우르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xpe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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