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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할퀸 태풍 '람마순' 中 하이난 향해…홍콩도 영향권

람마순 필리핀 강타…최소 11명 사망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07-16 08:38 송고
© AFP=뉴스1


올해 필리핀에서 우기가 시작된 이래 처음 찾아온 태풍 '람마순'은 16일 최소 11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인구수 1200만명에 이르는 수도 마닐라 일대를 마비시켰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람마순으로 인해 마닐라를 비롯해 수백km 떨어진 해안 마을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뿌리째 뽑히거나 차량이 뒤집혔고 주택 지붕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마닐라 외곽에 사는 주민 페드로 로하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휘발유를 사러 나갔다가 오토바이가 쓰러져 사고가 났다"며 "커다란 지붕 조각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당 최대 풍속 200km에 달하는 람마순으로 인해 나무나 전봇대가 쓰러지고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필리핀 전역에서 최소 11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재난관리당국은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각 지역 정부들에 따르면 추가로 6명이 더 숨진 것으로 알려진다.
사망자 가운데 1명은 구조를 위해 투입된 소방대원으로 무너진 건물 밑에 깔려 숨졌다.

태국어로 '천둥의 신'을 뜻하는 람마순은 15일 밤 최대 시속 250km의 바람을 동반한 채 동부 연안에 상륙했다.

최대 섬인 루손섬을 지나면서 위력이 약화된 람마순은 16일 남중국해를 통해 필리핀을 빠져나갔다.

기상 전문가들은 람마순이 중국 남부 하이난 광둥으로 향하면서 다시 위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홍콩도 태풍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태풍의 중심부는 마닐라를 비껴갔지만 강력한 바람과 폭우 때문에 수도는 사실상 멈춰서버렸다.

마닐라의 상업지구 마카티를 비롯해 다수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력 복구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수백만 명들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마닐라의 관공서들은 이날 하루 전부 문을 닫았으며 공립학교들에도 휴교령이 발령됐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한 실내에만 머물 것을 권고했다.

마닐라베이를 따라 늘어선 빈민가의 주택들도 타격을 입었다.

임시대피소로 몸을 피한 해안 빈민촌 주민 다양 반수안은 "새벽쯤 물이 발목까지 차올라 급하게 도망쳤다"며 "집은 망가지고 물건들도 전부 잃어버렸다"고 호소했다.

재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필리핀 전역에서 주민 35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대피소로 이동했다.

필리핀에는 매년 약 20차례의 폭풍이 몰아친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6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까지도 하이옌 피해지역의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천 가구가 임시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이옌 상륙 당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동사마르와 레이테섬에는 람마순의 직격탄을 맞지 않아 약한 비만 내린 정도였으나 아직까지 하이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레이테섬 주도이자 하이옌의 최대 피해지였던 타클로반 주민 알프레도 코하스는 참담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목숨을 걸고 헤엄쳤던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이번 태풍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공포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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