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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륙별 고수 모두 제압한 독일의 '도장깨기'

전차군단의 우직한 10년, 완벽한 30일을 만들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7-14 05:07 송고 | 2014-07-14 14:58 최종수정

스무 번째 월드컵 트로피가 전차군단 독일의 품에 안겼다. 위대한 팀으로 거듭난 독일이 위대한 플레이어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고 4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이후 24년 만에 다시 세계 정상을 밟았다.

완벽한 우승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남미 축구의 양강을 차례대로 쓰러뜨렸다. 준결승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대파했고 결승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따돌렸다. 사활을 건 진검승부에서의 승리였다.
많은 것을 가져갔다. 남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유럽 국가가 됐다. 긴 징크스를 깨뜨렸다. ‘펠레의 저주’도 독일 앞에서는 꼬리를 내렸다. 황제 펠레는 독일의 우승을 예상한 바 있다. 무언가에 흔들리기에는, 전차군단이 워낙 강했다. 요하임 뢰브 감독과 함께 했던 10년의 우직한 투자가 결국 결실을 맺었다.
독일 축구대표팀인 14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륙별 고수들을 모두 제압한 완벽한 우승이었다. © AFPBBNews=News1

뢰브가 독일대표팀과 연을 맺은 것은 2004년의 일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러브콜로 수석코치직을 맡았다. 녹슨 전차에서 신형 전차로의 변화를 알리던 시점이다.

클린스만-뢰브 체제는 곧바로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다. 세대교체 속에서 이룬 결실이라 더 값졌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필립 람과 중원에서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한 슈바인슈타이거 등이 당시 발굴된 신예다.
독일 월드컵을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떠난 뒤 본격적인 뢰브 시대가 개막했다. 클린스만은 떠났으나 독일축구협회는 뢰브에게 연속성을 보장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자신이 발굴한 젊은 재능들과 함께 출전한 유로2008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홀로서기는 대성공이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뢰브의 독일’은 또 4강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유로 2012에서도 4강까지 진출했다. 대단한 성과였다.

하지만 또 아쉬웠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무너졌으니 그것이 한계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았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무척이나 중요했다.

역시나 독일은 강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4강(2002년~2014년)에 진출하는 대업을 달성했다. 문제는 4강부터였다. 만약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뢰브 감독은 잘하고도 비난을 받는 씁쓸한 현실과 직면해야했다. 그런데 산 넘어 산이었다.

준결승 상대는 브라질이고 결승에서는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남미에서 열리는 대회인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독일이라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10년 내공으로 우직하게 앞으로 내달렸고 결국 그들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G조 예선 1차전에서 포르투갈을 4-0으로 완파하면서 브라질 월드컵을 뜨겁게 시작한 독일이 마지막까지 뜨겁게 대회를 빛냈다. 강호들을 모두 꺾고 들어 올린 값진 트로피였다. 독일은 조별예선 2차전에서 가나와 2-2로 비긴 것을 제외하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승부차기도 없었다.

미국(1-0)을 꺾고 2승1무 G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독일은 복병 알제리를 2-1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월드컵 8년 주기설’을 믿고 달려가던 프랑스를 1-0으로 꺾었고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라는 남미의 두 거목의 뿌리마저 뽑았다.

결과적으로 유럽(포르투갈, 프랑스), 북중미(미국), 아프리카(가나, 알제리), 남미(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대륙별 고수들을 모두 꺾은 셈이다. 대회가 열리는 30일 동안 독일은 완벽했다. 흠잡을 데 없는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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