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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관심사병' 임 병장, B급 한달만에 GOP투입...'禍 자초'

연간 복무부적합자 7000여명…최근 관심병사 수 급증
軍 "관심병사 모두 GOP제외시키면 부대 운영 어려워"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4-06-23 00:32 송고 | 2014-06-23 01:06 최종수정
12사단 장병들이 22일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 고개에 임시건문소를 설치하고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르고 무장 탈영한 임모 병장 사진을 참고해 지나는 차량들을 검문 검색하고 있다.21일 저녁 8시15분께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휴전선을 지키는 일반전초)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임모 병장은 K-2 소총을 난사해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은 해당부대 전지역에 '진돗개하나'를 발령하고 임병장의 도주로를 차단, 포위망을 좁혀가던 중 고성군 현내면 명파초등학교 부근에서 탈영병과 교전을 벌였다. 2014.6.22/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21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임모 병장(23)이 특별관리 대상인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 당국의 관심사병 관리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부대 전입 직후인 작년 4월 인성검사에서 A급으로 분류된 임 병장이 같은해 11월 2차 검사에서 B급 판정을 받은지 채 한달도 안돼 GOP 근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군이 사실상 화를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관심병사란 군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있어 지휘관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병사로 2005년 5년 경기도 연천 GP(전방초소)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연간 7000여명에 달하는 현역 복무 부적합자를 추려내 그들이 병영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자는 취지로 인성검사 평가에 따라 세 등급으로 분류한다.
A급 관심사병은 자살 징후까지 나타나는 특별관리 대상 병사로 소대장에서 대대장까지, 부소대장에서 주임원사까지 이들을 관리할 책임이 주어진다.

우리 군의 최전방 감시 초소인 GOP는 보안 등의 이유로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야하고, 낮과 밤이 바뀌는 불규칙적인 근무형태로 인해 근무 병사의 스트레스도가 높아 A급 관심사병의 경우 GOP 근무를 제한하고 있다.

적진 바로 앞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GOP 경계근무에 투입되는 병력에는 실전에 대비해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이 기본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B급은 개인 및 가정문제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가혹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는 부류로 지휘관이 GOP투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C급은 기본관리대상으로 입대 100일 미만자와 허약 체질, 동성애자 등이 해당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2년 12월 입대한 임 병장은 훈련소를 마치고 지난해 1월 해당 부대에 전입한 뒤인 4월 인성검사에서 'A급 관심사병'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같은해 11월 실시한 2차 검사에서는 B급 판정으로 분류, 이후 불과 한 달도 안돼 GOP 근무에 투입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자(임 병장)가 내성적 성격으로 판단돼 부분대장 직책을 맡겼더니 성격이 밝아진 측면이 있다고 판단돼 2차 검사에서 B급 판정이 내려지자 적절한 관리 하에 12월 (GOP에) 근무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병장이 GOP 근무 이후에 실시한 지난 3월 GOP내 자체 인성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임 병장을 GOP에서 근무하기 적절치 않은 인원으로 분류해 타부대 전보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GOP근무의 특성상 해당 병사의 갑작스런 심경변화가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일괄적인 인성검사 및 지휘관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A급 관심사병' 전력 병사의 GOP배치가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같은 비판과 관련 최근 관심병사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병력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금번 사고가 발생한 육군 22사단에 복무중인 관심병사만 1800여명으로 이는 전체의 20%에 해당한다. 다른 부대도 비율은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사단에만 'A급' 300여명, 'B급' 500여명, 'C급' 1000여명이 복무중"이라며 "관심병사를 모두 GOP 근무에서 제외시키면 부대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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