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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암세포 전이 막는다…'분자올가미' 기술개발

올가미로 특정단백질 기능 차단하는 기술, 국내 연구진이 개발
암세포 분열도 차단...암치료 연구와 신경세포 기능 규명 기대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2014-06-11 02:59 송고
광유도 분자올가미 기술(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News1


빛으로 단백질 기능을 원격조정해 암세포 분열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소속 허원도 바이오이미징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세포 내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유도 분자올가미'(LARIAT)로 명명된 이 기술은 세포에 빛을 쬐어줬을 때 세포 내부에 순간적으로 단백질 복합체인 올가미가 형성된다. 빛을 쬐면 1초 내에 올가미가 형성되며 빛을 쪼인 부분만 세포가 크게 수축된다. 빛을 끄면 10분 내에 올가미가 완전히 사라진다. 이 올가미를 이용해 원하는 단백질을 움직이지 못하게 가둠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세포분열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고, 특히 암세포 분열을 막을 수 있어 앞으로 암세포 연구 및 암 신호전달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암세포의 분열 및 전이, 뇌세포의 인지, 기억, 학습 기능에서 어떤 단백질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세포 내 어느 공간에서 활동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도구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유도 분자올가미 기술을 통해 세포의 이동, 세포분열 등 중요한 생명현상들을 어떠한 약물처리없이 빛으로만 불활성화할 수 있고, 모든 과정을 빛을 켜고 끔에 따라 쉽고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또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에 대해 실험한 결과 같은 방법으로 쉽게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동물모델에서 유전적 또는 약물처리 방법을 통해 연구해왔으나 발달과정에서 대상 동물이 죽거나 부작용이 발생하고, 세포 내 특정한 위치에서 단백질 기능을 조절할 수 없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허 교수는 "현재 광유도 분자올가미 기술을 이용해 여러 동물 모델에서의 암 전이 및 뇌 과학 연구를 진행중"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존의 기술로는 밝히기 어려웠던 암 치료 방법이나 뇌의 복잡한 신경망 구조에서 신경세포의 기능 등을 규명하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메소드 6월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허 교수는 이달 광유도 분자올가미 외에 광유전학 분야의 2개 원천기술을 해외 저널에 발표할 계획이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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