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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명 조문객 눈물 젖은 휴지조각, '쌓여만 가고...'

(수원=뉴스1) 윤상연 기자 | 2014-04-24 15:53 송고

안산 단원고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위패가 놓인 올림픽기념관 합동분향소 앞에는 못다핀 꽃들의 스러짐을 못내 아쉬워 하는 조문객들의 눈물 젖은 휴지 조각들이 쌓여만 갔다.

합동분향소 조문 이틀 째인 24일에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자정까지 계속됐다. 퇴근한 젊은 직장인들의 조문이 이어지면서 오후 8시 기준 3만4250명의 조문객을 기록했다.
긴 꼬리를 이루던 조문객들의 발길은 밤 11시를 기해 뜸해졌지만, 가족단위로 조문에 나선 단원고 인근 주민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됐다.

이날 합동분향소를 나서는 대부분의 조문객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듯 각자의 손에는 손수건 또는 휴지가 들려있었다.

실종된 어린 자식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야속하기만한 바다를 바라보는 형제, 자매, 학부모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자식을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하고 아이땜을 놓는 유족들.
조문객들은 희생자에게는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유족에게는 불행한 슬픔을 조금이나마 나눠 짊어지고 싶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밤 10시 이전에는 안산시 인근 안양, 시흥, 광명 등지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으나 밤 10시가 넘어서면서 선부동을 비롯해 안산 시민들의 가족단위 조문객이 많았다.

오후 9시20분께 세 자녀와 함께 조문 행렬에 동참한 안양의 박모씨(48) 부부는 "나도 고교 2학년 큰 아들을 키우고 있다"며 "자식같은 어린학생들이 양심을 저버린 어른들의 부주의로 불행을 당한 것이 못내 아쉬워, 아들의 자율학습도 빼고 조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오후 10시45분께 잠자는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조문한 안산 고잔동 김양희 주부(31)는 "희생자 학부모와 유족들에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더 이상 집에서 TV만 볼 수 없어 조문하게 됐다"며 "영정사진 속의 웃고 있는 희생자들을 보니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고 고개를 떨궜다.

자율학습을 끝내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듯, 늦은 시간까지도 삼삼오오 짝을 이룬 고교생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희생자들의 넋을 애도하는 조문행렬이 계속되면서 오후 8시 기준 3만4250명이던 조문객수는, 자정 기준 4만1961명에 달했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올림픽기념관 임시분향소는 28일까지만 운영하고, 29일부터는 화랑유원지에 정식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syyoon111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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