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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도 기억해주세요”

쓸쓸했던 이모(37)씨 장례식…합동분향소 1만명 조문객과는 '대조'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2014-04-24 19:59 송고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의 시신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운구되고 있다. 2014.4.22/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9일째인 24일 오전 7시,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세월호에 탑승했다 숨진 이모(37)씨의 장례식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장례식에는 가족과 지인, 최성 고양시장 등 연고지 지자체 관계자 등 6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떠나는 자리를 함께 했다.

여느 장례식과 다를게 없는 분위기다.

병원 김성원 팀장은 “모르는 사람이라면 세월호 침몰된 희생자 장례식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은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22일 진도에서 이씨가 숨진채 발견된 후 이곳 장례식장으로 시신이 안치된 후 23일 200여명의 조문객들이 다녀갔다.

그러나 이들 조문객 중 가족과 친인척, 동네 주민들 외에 일반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선거철 흔히 볼 수 있었던 예비후보나 지역의 수많은 관공서, 공공기관 관계자나 조화도 없었다.

안산시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전날 하루에만 1만명 가까운 일반 추모객들이 찾은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이씨의 친구라고 소개한 한 조문객은 “단원고 학생들도 안타깝지만 일반인 희생자들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었을 것”이라며 “일반 희생자에 대한 뉴스는 어디에도 다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이상화 행정지원과장은 “현재 장례비는 경기도가 장례식장과 협의해 ‘지급보증’ 방식으로 사후에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3일 밤 고인의 친척 중 한명은 “왜 납골당 안치 비용은 지원해 주지 않느냐. 단원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장례절차, 보상, 분향소를 마련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해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인의 부모는 현재 고양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모친은 부녀회장까지 맡아 지역봉사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남1녀 중 첫째인 고인이 얼마 전 새 직장에 취직했다는 소식에 마냥 좋았지만 이제는 홀로 남은 젊은 나이의 며느리와 6살 손주를 바라보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고인의 어머니와 친구인 이모씨(61·고양시 원신동)는 “일반인 희생자들의 묘소로 가서 묵념하는 건 거의 가족밖에 없지 않을까”라며 “학생들 못지않게 불쌍한 게 일반인”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장례식은 오후 3시30분께 끝났다. 가족들만 참석한 장례식에서 고인은 파주시 자택과 부모님의 고양시 자택을 들른 후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파주시 용미리의 한 납공공원에 안치됐다.

한편 23일 침몰현장에서 수습된 이모(47)씨의 빈소는 남양주시 화도읍 원병원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25일 오전 7시 30분 고인의 발인이 거행된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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