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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남긴 스시, 분위기도 딱딱"…빗나간 아베 생각?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4-24 06:16 송고 | 2014-04-24 07:33 최종수정
23일 저녁 도쿄 긴자에 있는 초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News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분쯤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껏 미소를 지으며 "신조"라고 이름을 불렀고, 아베는 "하우 아 유(How are you?)"라고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노타이 차림의 양 정상은 카운터 석에 나란히 앉아 초밥을 먹었다.
도쿄 긴자의 초밥집 '스기야바시 지로(すきやばし次郎)'. 식당의 주인은 초밥의 대가인 오노 지로(小野次郎·1925년생)로, 그의 장인 정신은 미국 감독 데이비드 겔브가 만든 '스시 장인: 지로의 꿈'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겼다. 지로는 초밥을 잡는 손의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40세 때부터 외출시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진정한 달인이다.

아베 총리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8년만에 국빈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개인 신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로 스시를 비공식 만찬의 장소로 택했고, 지로 다큐 영화를 본 오바마 대통령은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약 1시반에 걸친 식사 뒤에 "하와이에서 자라 초밥은 좀 먹어봤지만 (오늘 먹은 것이)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초밥이었다"고 말했다고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일식, 특히 초밥을 사랑한다고 들어서 엄선된 초밥 맛을 보여주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23일 저녁 도쿄에 도착한 오바마의 첫날 일정중 가장 화제가 된 양정상간 비공식'스시 외교'를 전한 현지매체들의 보도이다. 비공개였기에 오고간 대화나 상세한 분위기 등은 당시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지나 전해진 후속보도들은 사믓 달랐다. 개인적 친분을 더 쌓으려던 아베 총리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는지도 미지수이다.

"인생 최고로 맛있는 초밥"이라 했다던 오바마 대통령은 나온 초밥을 절반 정도만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베 총리는 싹 비웠다. 술을 곁들여 가벼운 얘기부터 풀며 분위기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초반부터 사무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현지 방송 TBS는 초밥집 점원으로부터 전해들었다는 인근 가게 주인 등을 인용, "(양 정상은) 처음부터 미일 교섭에 대해 얘기했다. 딱딱한 분위기에서 어려운 얘기만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식사를 다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반 정도밖에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TBS는 "아무래도 초밥집이 뜨거운 협상의 장이 된 것 같다"면서 "일본은 (TPP 협상 등의 합의를 위해) 허물없는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고 했지만 일본의 생각 이상으로 미국 측이 앞서 나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양 정상은 24일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며 협상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쇠고기의 수입 관세를 20%로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돼지고기와 자동차 등의 분야에선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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