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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회에도 방심 금물"…마무리 수난시대

'포스트 오승환' 아직은 없다…손승락, 김성배 등 줄줄이 부진

(서울=뉴스1) 권혁준 인턴기자 | 2014-04-21 05:57 송고
넥센 히어로즈 손승락. © News1 이동원 기자

3-4점차도 안심할 수가 없다. 팀내 소방수인 마무리투수가 등판해도 되려 불을 지르기 일쑤다. 바야흐로 '마무리 수난시대'다.
2014시즌 초반 판도는 확실한 '타고 투저'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 외국인선수 보유한도가 세 명으로 늘면서 각 구단이 수준급 외국인타자를 데려왔고, 이는 개막초반부터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함께 나타나는 또 하나의 흐름은 믿을 수 있는 마무리의 부재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을 필두로 손승락(넥센), 봉중근(LG) 등 각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들이 9회를 틀어막았지만 올 시즌에는 '든든한' 소방수보다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소방수들이 더 많아 보인다.

지난 시즌 구원왕이자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손승락은 21일 현재까지 8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팀이 이긴 11경기 중 8경기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미덥지가 않다. 손승락의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마무리투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편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 두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들어 안정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컨트롤이 불안하다. 시즌 전 기대했던 '포스트 오승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2009년 구원왕 출신의 이용찬(두산)도 '불안불안'하다. 부상으로 1년 가량을 쉰 후 팀에 복귀한 이용찬은 현재까지 1승 1패 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35로 표면적으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역시 내용이 좋지 못하다. 이용찬의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1.50이다. 1이닝당 1명이상의 주자를 내보낸다는 것으로, 마무리투수로서는 좋지 못한 기록이다. 피안타율도 0.276로 3할에 육박한다.

지금까지는 위기를 잘 넘겨왓지만 2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결국 '불'을 질렀다.

2-1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이용찬은 선두타자 히메네스에게 내야안타를 맞았고, 이어진 황재균의 번트 때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위기를 초래했다. 결국 강민호의 타석에서 칸투의 송구 실책이 겹쳐 2점을 내줬고, 이용찬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나마 넥센과 두산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롯데와 한화는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집단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전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 2013.10.29/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지난 시즌 31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한 김성배는 올 시즌 무려 2.37의 WHIP에 4할이 넘는 피안타율(0.406)을 보이고 있다. 블론세이브도 벌써 두 번이나 기록해 팀의 뒷문을 책임지지 못했고, 김시진 감독은 결국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다.

지난해 20세이브의 송창식을 마무리로 낙점했던 한화도 여러 방법을 모색한 끝에 집단 마무리 체제로 방향을 잡았다. 송창식은 2번의 블론세이브와 6.30의 평균자책점, 그 대체 카드였던 김혁민은 9.00의 평균자책점이라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 1승 1세이브로 선전한 신인 최영환의 역투가 한화에게는 희망적인 요소다.

오승환이 떠난 삼성도 대체자로 결정한 안지만의 초반 부진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다행히 임창용이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하면서 빠르게 수습에 성공했다.

지난 11일 1군엔트리에 등록된 임창용은 3경기에서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지난 18일 NC전에서는 3487일만의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 외국인 어센시오와 신예 김진성을 각각 '소방수'로 낙점한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는 아직까지는 큰 문제를 노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과 '신예'라는 점에서 좀 더 두고 봐야한다. 특히 두 선수 모두 컨트롤이 좋지 않은 편이라는 점이 불안요소다.

각 팀들이 마무리 투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다. 바로 SK의 박희수다.

박희수는 올 시즌 7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단 한 차례도 '불'을 지르지 않았다. 7번 중 두 번은 8회부터 등판한 경기였고, 7⅓이닝을 던지면서 출루를 단 다섯번 허용했다.(피안타 3, 볼넷 2) 그러면서 삼진은 13개나 솎아내 마무리투수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LG 마무리 봉중근도 평균자책점 0의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지만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6번의 등판 중 무려 세 차례가 '연장전 등판'이었다.

강한 마무리는 곧 강한 팀을 만든다. 강한 팀에 꼭 강한 마무리 투수가 있지는 않지만 강한 마무리가 있는 팀은 반드시 상위권에 있기 마련이다. 마무리 투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팀 중 초반의 '난관'을 극복하는 팀이 결국 시즌 말미 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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