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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기적'은 없었다…싸늘한 주검 22구만

(진도=뉴스1) 김호 기자 | 2014-04-20 12:07 송고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닷새째인 20일 오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앞 부스에서 열린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미사에서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14.4.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닷새째인 20일 차가운 바닷속에 갇힌 아들, 딸이 돌아오는 '기적'은 여전히 없었다.
가족들은 슬픔에 잠긴 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자녀들이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루 동안 22명 시신…58번째 사망자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5분 현재까지 하루 동안에만 22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오전 5시30분께 격실 내부에서 37번째 사망자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오후 5시15분까지 58번째 사망자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대책본부의 "선체 내 진입을 쉽게하는 루트 5개가 개척됐다"는 설명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는 가족들이 많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슬픔이었다.

해경과 해군 등 민관군 구조팀은 함정 204척, 항공기 34대, 잠수부 563명을 투입해 집중수색을 벌였지만 기적은 없었다.

◇합수부, 사고원인·구호조치 본격 수사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승선원들 중 일부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정황을 속속 포착, 30~40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 중이다.

합수부는 세월호가 당초 인천에서 15일 오후 6시30분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로 2시간30분 가량 운항이 지연, 결국 밤 9시에 출항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6일 오전 8시께 도착할 수 있었지만 지연운항에 따라 도착 예정시간도 2시간30분 늦어지게 되자 빠른 도착을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무리하게 변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일부 승선원은 합수부 조사에서 "비상상황과 관련해 선사 측으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사고 이후 대처가 부실할 수 밖에 없었음을 증명해준다.

합수부는 그날의 '진실'을 찾기 위해 승선원, 탑승객들의 카카오톡 휴대전화 메시지도 분석 중이다. 휴대전화 대부분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일반 메시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진도VTS 공개…'골든타임' 놓쳐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세월호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대다수 탑승객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어처구니 없이 놓친 사실이 확인됐다.

초단파 무선통신(VHF) 채널 16과 67을 통해 총 11차례 31분간 이뤄진 교신 내용의 녹취록에는 진도VTS가 침몰중인 세월호 선장에게 빨리 탈출을 결정할 것을 독촉하고 주변 항해중인 선박에 승객구조를 요청하는 긴박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월호는 31분간 줄곧 '위험상황'이라는 것만 강조했을 뿐 수백명을 구조해야 할 시간을 허비했다. "승객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kim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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