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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내려주세요" 간절하고 경건한 부활절 휴일

(진도=뉴스1) 김한식 기자 | 2014-04-20 05:39 송고
부활절인 20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 경북 포항 죽도성당에는 전재천 암브로시오 주교 대리신부의 집전으로 부활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전 신부는 "세월호 실종자들에게 부활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하자고 했다.2014.4.2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세월호 침몰 닷새째이자 부활절인 20일, 서울과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의 교회와 성당에서는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와 예수의 부활을 기리는 예배와 미사가 잇따랐다.
휴일일 맞은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한 대신 가정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세월호 수색 및 구조방송을 보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한국교회 부활절준비위원회는 이날 새벽 5시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주제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열었다. 개신교의 주요 교단 1만5000여명의 참석자들은 본예배에 앞서 특별기도를 통해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과 실종자 귀환을 빌었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광주·전남지역 교회와 성당에서의 예배와 미사는 더욱 간절했다.
천주교 광주 임동성당에서는 오전 10시30분 5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검소하고 소박하게 예수 부활을 축하는 동시에 세월호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특별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회장 김유수·월광교회 목사)도 오후 3시 광주시청 문화광장에서 6000여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화해·통일'을 주제로 열린 연합예배에서 세월호 희생자 및 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구조를 기원했다.

휴일은 맞은 지역민들은 외출과 여행을 자제한 채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소식에 귀기울였다. 비단 광주와 전남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조속한 구조를 기원하느라 행락지와 도로는 평상시보다 크게 한산했다.

광주지역 택시기사 조모(54)씨는 "세월호 침몰 이후 첫 휴일인 오늘따라 유달리 손님이 없고 차량통행도 크게 줄어든 것 같다"면서 "하긴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외출할 기분이 나겠습니까. 세월호 사고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전 광주역 내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티비를 통해 사고관련 뉴스를 보고있다.한편 16일 오전 8시 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km 해상에서 6825톤급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2014.4.17/뉴스1 © News1 송대웅 기자

둘 셋만 모이면 세월호 사고 얘기를 하며 눈물짓는가 하면, 무책임한 승무원과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정부를 성토하는 지역민들의 모습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주부 박모(43)씨는 "사고 발생이후 도무지 손에 일이 안잡히고 뉴스를 보는게 겁이 날 정도"라면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차갑고 깜깜한 물속에 갇혀있는 어린 얘들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46)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제 첫째 딸에게도 안 좋을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들곤 한다"면서 "한심한 수준의 사고 원인과 정부 대책을 보면서 '우리 나라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는 실망감과 함께 분노도 치밀어 오른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전 국민이 집단 우울증 증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 더욱 더 실종자 수색 및 구조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 및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전국에서 각종 행사와 축제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전국 불교계는 다음달 5일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열 예정이었던 각종 공연을 취소한 대신 희생자 애도법회를 열기로 했다.

삼성그룹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용인 삼성에버랜드에서 개최하기로 한 벚꽃축제를 취소하는 등 재계도 마케팅 광고와 행사를 전면 보류 또는 중단했다.

경기 의왕시도 세월호 구조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모든 축제와 행사 등을 취소하거나 연장·축소키로 했다. 전남 강진군도 25일 개최 예정인 제12회 영랑문학제를 전면 취소하고, 매주 토요일 마량항에서 진행되는 토요음악회도 잠정 중단하는 등 전국 각계 각층이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애도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h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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