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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뚜껑 연' 연봉공개, 후속 대책은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4-04-19 23:59 송고
2014.3.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7일 올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 소속 총 22개 구단의 선수 현황과 20개 구단(상주상무·안산 경찰청 제외)의 연봉 추정치를 산출해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구단별 선수들의 연봉 총액과 평균액 등을 공개한 데 이어 점차 연봉공개를 진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는 범위가 확대되고 공개 내용도 구체화했다.

이번 공개된 자료에서 상주상무를 제외한 K리그 클래식 11개 구단 전체 소속선수의 연봉 총액은 약 754억6200만원으로 평균 연봉은 약 1억9300만원이다.

구단별로는 전북이 1인당 평균 약 3억370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수원은 약 2억9000만원, 울산은 약 2억3300만원, 서울이 약 2억1400만원 순이었다.

애초 K리그 연봉공개가 필요하다는 논의의 시작은 K리그 시장 규모보다 선수들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아 '거품'이 생겼다는 것이다.
K리그는 1983년 출범 후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프로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해외 이적이 활발해짐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고 구단이 부담해야 하는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구단 재정의 정상화를 위한 첫 단계로 연봉공개를 하게 됐다는 것이 연맹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구단별 연봉공개 이후 일부 기업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선수 유지와 영입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많은 유명 선수들이 중국 프로축구시장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투자 위축에 따른 K리그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연맹은 실관중 집계와 객단가 공개, 연봉공개 등을 선행해 현재 프로축구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좌표가 마련되면 이를 토대로 후속 대책과 발전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봉공개가 최후의 목표가 아닌 시작이라는 것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인건비를 감축하는 대신 이를 유소년 발전에 투자하는 일이나 투명성 제고의 문제는 구단 내부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연봉공개의 효과를 100% 가져올 수 있는 다른 후속 대책이나 부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단의 경영 개선과 재정 안정화를 꾀한 유사한 선례는 해외 프로축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경우 1999년 인건비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구단의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도산하는 구단까지 생기자 경영자문위원회를 설치해 구단 경영공시를 의무화하는 한편 선수 연봉을 대폭 줄였다. 보유선수 수도 70% 선으로 축소했다.

이후 J리그는 구단 경영수지 개선과 재정 안정화를 이뤄 탄탄한 기반을 갖춘 J2리그 출범으로 이어졌다. 회계 연도 2012년 기준 J1 18구단 중 13구단, J2 22구단 중 15구단이 흑자를 이루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의 경우 주전 선수 20명의 연봉 총액이 295만 달러(한화 약 30억7000만원), 선수 한 명의 연봉이 36만8750달러(한화 약 3억8000만원)를 넘지 않도록 하는 샐러리캡(총연봉 상한선) 규정을 두고 있으며 팀당 선수 3명까지는 샐러리캡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정 선수로 등록 가능하도록 했다.

연맹은 "구단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재정 페어플레이'(FFP·Financial Fair Play)를 도입하는 등 각 구단 상황에 따른 경영 정상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인 가이드라인을 논의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의견 수렴을 통해 구단별 경영공시와 함께 구단별 등록선수 인원 상한선 도입 등으로 구단 재정 건전화를 돕고 예산의 일정 비율을 저변확대와 유소년 축구 보급 등 미래를 위해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맹이 연봉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만들어서 제시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틀'에 불과하다. 임금 절약 등 몸집 축소 따른 예산을 자립을 위한 재투자로 이어갈지는 구단 노력에 달렸다.

한 프로축구 구단 관계자는 "연봉공개가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발전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나아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성적도 잘 나올 수 있도록 하고 팬들을 위한 마케팅 등에도 신경을 써서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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