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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학부모 촛불염원 "우리 기도 들리지..."

【진도 여객선 침몰】

(안산=뉴스1) 이윤희 기자 | 2014-04-17 21:19 송고 | 2014-04-18 00:07 최종수정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후 안산 단원고에는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기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17일 밤 8시 단원고 운동장에는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촛불 기도회를 위해 학생, 학부모, 인근 학교 학부모 수백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에서도 한 손에는 촛불 대신 스마트폰을, 한 손에는 ‘배고프지? 엄마랑 밥 먹자’란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실종자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시민들은 “하늘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날씨도 추운을 텐데, 배안에 갇혀 있는 어린 학생들이 제발 무사히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무사귀환을 염원했다.

누리꾼들의 격려 메세지도 잇따랐다.
누리꾼 아이디 byl1****는 “꼭 조금만 더 버텨주길...구조 작업이 어서 빨리 진전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네요. 제발 모두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고, 아이디 good****는 “제발 살아와주세요. 한 사람 한 사람 생명 잃는 거 진짜 보는 사람도 안타까워요. 제발 제발 어서 돌아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3학년 학생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학교에 나와 “정리정돈 된 교실 모습에 깜짝 놀라게 해준다”며 후배들의 교실 책걸상과 물품 등을 정리했다.

이모(18)군은 “아직 배안에 갇혀 있는 후배들이 무사히 돌아와 깨끗히 변한 교실을 보며 기뻐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렸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국으로 이민 온 비아체 슬라브(17)군의 실종소식은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슬라브 군의 어머니는 “(슬라브)사교성이 좋아 한국 아이들과 금방 친해졌다”며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 동생(6)과도 우애가 깊었던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슬브군의 아버지도 “가족끼리 1년에 한번 씩 여행을 간다”며 “올해에도 꼭 같이 갔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80cm에 준수한 외모를 갖춘 슬라브 군의 장래희망은 모델이었다.

단원고 고(故) 최혜정 교사의 대학 친구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최 교사의 빈소가 차려진 안산제일장례식장으로 급히 달려온 친구들은 “니가 왜 여기 있는 거냐”며 오열했다.

대학동기라고 밝힌 한 친구는 “너무 착하고 좋은 친구였다. 1등으로 들어와서 1등으로 졸업했다. 동기들과 잘 어울렸고 선배들도 많이 이뻐했다”며 “임용시험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시험에 떨어진 친구들 때문에 내색도 하지 못할 정도로 배려심이 깊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얼마전만 해도 단원고가 첫 발령지이고 올해 2년차를 맞아 학교생활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하면서 무척 기뻐했다”고 했다.

단원고 4층 강당에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진도로 내려간 가운데 학생 몇 명과 20여명 안팎에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학생들의 구조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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