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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에서 침몰, 구조까지 긴박했던 세월호 재구성

(진도=뉴스1) 김한식 기자 | 2014-04-17 12:57 송고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 중인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도를 주 3회 왕복하는 정원 912명(6825톤급)의 여객선이다.세월호는 1994년 건조됐으며 인천과 제주를 주 3회 왕복하는 여객선이다. 전장 146m, 선폭 22m로 제주까지 운항시간은 13~14시간이다. 인천 출발시간은 오후 6시30분에서 7시이지만 15일 오후에는 서해상 짙은 안개로 2시간가량 늦은 오후 9시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4.16/뉴스1 © News1 주영민 기자

지난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원인과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이틀째인 17일까지 나온 수사 결과와 선박 관계자,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세월호의 출항과 침몰, 구조 작업에 이르기까지 3박 4일간의 긴박했던 순간을 재구성해 본다.

짙은 안개가 낀 지난 15일 밤 9시께 인천항.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안산단원고 2학년 325명과 교사 14명, 인솔(교사) 1명을 비롯해 승객 446명, 선원 29명 등 475명을 태운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묵중한 몸체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월호는 매주 화,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인천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도로 출항하는 정기 여객선이지만 안개가 짙어 이날은 당초 출발시간 보다 2시간30분 늦게 출항했다.
학창시절의 낭만과 추억, 단체여행으로 한껏 들뜬 손님을 태운 세월호는 밤새 11시간 동안 서해바다를 순조롭게 항해했다.
16일 오전 9시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좌초돼 구조대원들이 탑승자들을 구조하고 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군함정 13척과 항공기 18대 등을 출동시켜 진도여객선 침몰 현장에서 구조 중이며 인근 섬 어선들도 출동해 구조할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해역에 수중 및 선내 수색 잠수요원 160여명을 동원했다. 사고현장 수심은 37m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4명을 포함해 총 460여명이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14.4.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러다 16일 오전 8시 48분 37초께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앞부분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고, 이내 선반 위에 있던 짐들과 승객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그때 "객실내부에서 기다려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배가 급격히 왼쪽으로 기울어졌고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자 이에 놀란 일부 승객들은 밖으로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구조신고는 8시52분 32초에 전남소방본부에 처음 접수됐다. 이어 6분 뒤인 8시58분께 해경은 정식 조난신고를 접수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 무렵 세월호는 이미 사실상 자체 기동을 멈추고 북쪽으로 표류하기 시작했다. 곧 선박은 90도로 넘어졌고 갑판의 난간을 힘겹게 붙잡은 승객들은 필사의 탈출을 시작했다.

한 구조 승객은 "갑자기 배가 막 기울였어요. 몇 십초도 안 돼요. 1분 내에요"라며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한번 기울어진 배는 손 쓸틈 없이 넘어졌고 세월호 3층에 있는 승객들은 순식간에 물속으로 잠겼다.

오전 9시28분께, 소방헬기가 사고 해역에 급파됐고 소방정 등이 투입되면서 본격적인 구조 작업이 본격화됐다. 구조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선체는 점차 기울어져 10시20분께 왼쪽으로 완전히 누워버렸다. 선체의 측면으로 나온 승객들은 난간이나 기둥을 붙잡고 버티면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사고해역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등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4.4.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해경은 사고 현장에 함정과 관공선, 항공기 등을 급파해 164명을 구조했다. 9시50분께 제일 마지막까지 배와 승객을 지켜야 했던 선장 이모씨(68) 등 승무원들은 이미 탈출을 감행했다.

급기야 거꾸로 뒤집힌 세월호는 선수 끝부분만 남기고 11시께 물속으로 잠겼다. 급선회 뒤 침몰까지 2시간 20여분간의 아비규환의 시간은 짧게만 느껴졌다.

해경함정 78척, 해군 21척, 관공선 12척 등 총 167척의 함선과 항공기 29대, 잠수요원 등을 대거 투입됐으나 생존자 구조 없이 여승무원 박지영(27)씨와 단원고 정차웅(17)군 등 2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첫날의 구조작업은 야광탄을 쏘며 밤에도 이어졌으나 별 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채 끝났다.

이틀째인 17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수색 및 구조작업에는 함정 171척으로 추가 배치됐으며 항공기 29대, 잠수요원 520명이 투입됐다. 가뜩이나 사고해역은 높은 파도 등 기상악화로 구조작업을 방해했다.

이날 밤 9시30분 현재 11번째(총 13명) 사망자를 발견했을 뿐 283명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h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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