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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朴 "실종자 수색 최선 다하라. 대통령 명령이다"(종합2보)

세월호 사고해역 이어 실종자 가족 찾아 위로..."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엄벌"
"현장소식 가족들이 먼저 알아야… 모든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4-04-17 11:06 송고 | 2014-04-17 11:09 최종수정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의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있다. 2014.4.17 머니투데이/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실종된 탑승객 가족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구조소식을 함께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실종자 가족 대기 장소인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실종자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그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밤에 한숨도 못 잤을 것 같은데 얼마나 걱정이 큰가.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가족들에겐 무슨 말을 해도 답답하고 애가 탈 것이다. 그 심정은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 한 순간 한 순간 참담할 것"이라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방금 전 구조현장을 다녀왔는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통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잠수요원 등이 계속 (수색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금 날씨가 좋지 않지만 나도 '최선을 다하라'고 모두에게 부탁했다. '현장에서 여러 소식을 정확하게 빨리 (가족들에게) 알려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에 앞서 해양경찰청 소속 함정을 타고 직접 사고 해역을 찾아 침몰 선박 등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해경 및 군(軍) 관계자들의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을 거듭 독려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현장엔 (수중 수색·구조 활동에) 경험이 많은 해경·해군이 와서 전부 '애가 타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음을 여러분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가족들에겐 정부가 가능한 모든 지원과 편의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고 당시 승조원 구조를 위해 투입됐던 인원들을 사고 현장에 보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엔 "현장에서 그들을 만났다"며 "200여명이 현장에 와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모든 걸 동원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수색·구조 활동을 상황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 달라'는 요구엔 현장에 함께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 "언제까지 되겠냐"고 물어본 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나간 뉴스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누구보다 빨리 소식을 들어야 한다. 그 장비가 오늘 저녁에 도착한다니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전부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다른 실종자 가족이 '사고 생존자들로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 살아 있는 사람은 살려야 하니 명령을 좀 내려 달라'고 하자,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실종자) 가족들이 얼마나 애가 타겠냐. 그들을 생각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이게 바로 (대통령의) '명령'"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승선자 명단을 공개해 달라는 요구엔 "전체 명단을 공개하면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분도 있다고 한다. 공개를 원하지 않는 가족은 존중해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대신 많은 사람이 공개를 원하고, 또 확실히 봤으면 한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얘기만 하면 (승선자 명단에 있는지 여부를) 재깍재깍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관계 당국의 협조를 지시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 "(구조요원들이) 잠수했을 때 상황이 어땠다는 걸 좀 더 자세히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배가 기울어져 뒤집혀 있는데, 거기(물속)로 내려가 (실종된) 승객들이 모여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접근하려고 해도 시계(視界)가 20㎝밖에 되지 않고, 또 물살 때문에 (구조요원들이) 밀려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누구보다 이런 얘기를 자세히 들어야 할 사람들이 (실종자)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선박 인양을 위한) 크레인선이 내일 새벽 5시에 (현장에) 도착한다고 한다"고 소개한 뒤 "크레인선의 힘으로 선박을 다 들어 올릴 순 없어도 어느 정도 들어 올린 후엔 잠수부가 (배로) 들어가기가 수월해진다. 그런 세세한 얘기를 누구보다 가족이 먼저 듣게 해야 한다"고 언급, 일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 스크린을 설치해 실시간 영상으로 (상황을) 보여주도록 하겠지만, 거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누구보다 가족들이 먼저 알아야 한다. 현장에서도 (실종자 수색 및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이런 모든 것을 가족들에게 자세히 알려 달라"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재차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를 체육관 현지에 상주토록 해 달라'는 요청엔 "그것도 좋겠다"며 동의를 표시했고, '침몰 선박 내에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공기를 주입해 달라'는 요구엔 "(배 안에) 공기를 넣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면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가족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관련 정부 당국자들에게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데 대해선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해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하겠다"며 특히 승객들에 앞서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사고 선박을 먼저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철저한 진상 파악을 약속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정부 관계자)들은 다 물러나야 한다"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해경 함정을 타고 사고 해역을 찾은 자리에서도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됐는데 (탑승객) 구조가 더뎌 걱정이 많다"며 "(침몰한 배에) 생존자가 있다면 1분1초가 급하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실종자 수색·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구조요원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고함을 지르며 정부 당국의 수색·구조 활동이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어떤 여건에서도 잠수부 500명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고 한 김석균 해경청장에겐 "대통령 앞에서 거짓말을 하냐"며 욕설을 퍼붓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 실종자 가족이 '내 휴대전화 번호를 가져가서 자기 전에 오늘 한 약속이 지켜졌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자, "전화번호를 달라"며 "내가 확인하겠다.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내가 전화해서 확인해보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전날 오전 사고 직후부터 국가안보실을 통해 탑승객 구조 등 관련 현황을 챙겨온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긴급 방문해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관계 당국에 지시한데 이어, 이후에도 사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및 실종자 유가족 방문 일정은 본인의 뜻에 따라 새벽녘에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때문에 청와대는 경호상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출입기자들에게 이날 오전부터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 일정에 대해 시간대별로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감안, 당초 이날 오후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현재 국가안보실 내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정부 유관 부처와 함께 사고 수습 및 대책 마련을 위해 이틀째 비상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세월호 탑승객 475명 가운데 179명이 구조됐고, 287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이며, 확인된 사망자는 9명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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