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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침 구간 급선회로 여객선 침몰" 증언· 정황 잇따라

[진도 여객선 침몰]

(광주=뉴스1) | 2014-04-17 09:02 송고 | 2014-04-17 10:54 최종수정

진도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사고가 변침(變針·배의 침로 변경) 구간을 지나며 항로를 급격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회전각도 조절에 실패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해경이 17일 '무리한 항로 급변경'으로 침몰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선장 이씨를 참고인 신분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피의자로 바꿔 사고 원인과 승객구조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해경은 선장 이모(69)씨 등을 이틀째 조사한 결과, 항로를 변경하기 위해 뱃머리를 돌리는 변침점에서 급격한 회전으로 여객선에 실린 컨테이너 등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전복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세월호가 변침 구간에서 속도를 줄인 채 수동운항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선장 이씨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경은 특히 세월호가 침몰한 병풍도 북쪽 사고 지점이 목포나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기 위해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경의 사고원인 잠정결론을 뒷받침 하는 조타수와 생존자들의 증언, 정황 등도 속속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 등에 따르면, 목포 한국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세월호 조타수 박모(61)씨는 "불법 증축에 선박 조종 미숙까지 겹치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선박의 선미 부분 증축으로 무게중심이 높아진 데다 항로 변경 과정에서 과잉 회전으로 각도 조절에 실패해 배가 대형 트럭과 컨테이너 등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수가 되고 배가 뒤집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개조와 관련, 회사측이 세월호를 일본에서 들여올 당시 선미 부분에 전시실을 만든다며 1개 층을 증축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특히 "사고 당시 선박운행통제장소인 브리지에는 여성 3등 항해사와 또 다른 남성 항해사 등 2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대형 선박 운항 경력이 짧아 선박 회전 각도 조절에 실패해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배가 뒤집힐 정도의 (암초)충격은 없었다. 승객들이 들었다는 '쿵' 소리는 3등실 앞부분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의 고정 나사가 파손되면서 나는 파열음이지 엔진 폭발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이 같은 인터뷰는 해경이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원인을 갑작스럽게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변침(變針)'으로 잠정 결론내린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와 관련, YTN은 17일 오후 속보를 통해 "선박모니터링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침몰 신고접수 4분전인 16일 오전 8시48분께 세월호가 급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임금수 목포해양대 교수는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월호의 사고 원인을 급격한 회전 때문에 생긴 '외방경사(선체가 회전할 때 회전 방향의 반대쪽으로 선체에 경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슷하게 주장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이 급격한 회전으로 적재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발생한 전복 때문이라는 해경의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생존자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김동수씨(49) 등 세월호에서 구조된 생존자 6명은 17일 제주시 건입동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가 한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튼 이후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면서 “‘쿵’하고 소리가 난 건 그 이후”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충격음에 밖으로 나가보니 컨테이너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면서 “충격음은 컨테이너가 넘어가면서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증언은 ‘쿵’ 하는 충격음이 들린 뒤 배가 왼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는 다른 생존자들의 증언을 뒤엎는 것이다.

또 17일 오후 4시15분께 침몰된 세월호에서 두번째 구조자라고 주장하는 김병규(54)씨가 청해진해운 사무실을 찾아와 “세월호가 침몰될 당시 갑판에 있는데 사람이 쏠릴 정도로 갑자기 선박이 커브를 돌았고 곧바로 컨테이너가 부딪히는 ‘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도 17일 오후 진도 현장상황을 전하는 브리핑에서 “인천시민 김대현(30대 중반, 연수구)씨의 증언에 따르면 선박은 침몰 전 빠른 속도로 가다 갑자기 방향을 튼 후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또 “선박이 급속하게 회전하면서 탑재돼 있던 컨테이너와 각종 화물들이 한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이후 선박의 침몰이 시작됐다고 김씨가 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직전 선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어 당시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는 게 허 대변인의 설명이다.


@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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