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눈물'의 팽목항…"희망이 점점 절망으로"

(진도=뉴스1) 김호 기자 | 2014-04-17 05:28 송고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진도군 팽목항에서 화성시 인명구조대가 해경 경비정으로 오르고 있다. 2014.4.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의 항구'로 변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날인 16일 사고 직후 학생 등 일부 탑승객들이 무사히 돌아오자 팽목항에서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해경 경비정을 통해 사망자 시신만 항구로 속속 들어오며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팽목항은 굵은 빗방울에 거센 바람, 수없이 오가는 구급차, 실종자 가족들의 절규로 '아비규환'을 방불케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아들, 딸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이 곳을 찾은 가족들은 구조작업을 더디게 하는 궂은 날씨에 하늘을 원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는 자녀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슬픔을 참지 못하는 가족들로 팽목항은 혼란스럽고 심란한 분위기였다.

일부 가족들은 사망·구조자들이 도착하는 이곳에 가족들을 위한 제대로 된 상황실도 마련하지 않은 해양경찰과 지방자치단체, 해양수산부 등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저기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가족들은 "민간 잠수사가 내 자식을 구해준다는데 왜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항의했다. 해경 등에게 무릎을 꿇고 "내 자식을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부모도 있었다.

슬픔에 지친 가족들은 천막이 설치된 임시숙소에 들어가 쉬기도 했지만 119구급대의 앰뷸런스 소리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팽목항에는 이날 오전부터 119와 병원 등에서 온 구급차 수십대가 대기 중이다. 사망자 또는 구조자를 실은 경비정이 입항하면 병원으로 옮기기 위한 구급차들이다.

절망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 119구급차들, 여기저기 처진 천막들, 굵은 비와 거센 바람, 고성과 욕설이 뒤섞인 팽목항은 아수라장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이들은 가족, 구급·구조대원, 취재진 등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고 물을 공급했다. 비가 시작되지 우비를 나눠주기도 하면서 팽목항에 절망이 아닌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kimho@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