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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주가 새정치의 '봉'인가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2014-04-15 01:27 송고

박중재 기자 © News1


광주가 또 다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때문에 뜨겁다.
2012년 광주는 안철수 서울대교수가 대선 후보로 등장하며 후끈 달아 올랐다.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야당 지도자로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엿봤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야당이 패배한 이후 그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안철수 의원으로 광주시민들에게 다가섰다.

'안철수 신당'을 창당한다는 말에 야당의 대선 패배 이후 절망감과 자괴감에 사로 잡혔던 광주에서 다시 '정치'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판과 분노의 대상이었던 민주당과 경쟁할 정치세력으로 안철수 신당이 광주시민들의 곁에 자리 잡았던 것이다.

일부 뜨내기 정치인들이 '새정치'를 하겠다며 안 신당 합류를 선언한 것에 마뜩잖지만 그나마 그들이 한결같이 내세운 "광주시민들의 선택지를 넓혀주겠다"는 말에 공감하며 암묵적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과 기초선거 무공천을 연결고리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탄생시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독주를 맞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환호하는 측도 있지만 광주시민들의 선택권은 또 다시 안 의원의 '선택'으로 박탈당했다.

안 의원은 물론 그를 추종하는 정치세력 누구도 안 신당이 광주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민주당 독점을 해체해야 한다'는 명분에 대한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무공천을 주장해도, 통합을 선언해도, 무공천을 철회해도 침묵하거나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만 내놓을 뿐이다.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광주시장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나섰다.

'중앙당과 교감은 없었다'고 극구 부인하지만 안 대표의 '제사람 심기'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총대를 멨다는 '안심(安心)'논란은 이미 광주시민들 사이에 뜨거운 화두로 등장했다.

민주당이 광주에서 보여줬던 오만과 독선의 정치를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광주시민들에게 당의 공천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한 '경선 룰'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무공천'으로 시민들의 선택을 직접 받게 하는 방법도 있다.

광주시민들은 민주당 1당 독점의 폐해를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도로 민주당이 아니다'는 말을 들으려면 '공천에 광주정신을 담겠다'는 애매모호한 말 보다는 광주의 목소리에 직접 귀를 열어야 한다.

'텃밭'이라는 이유로 선거때를 제외하곤 변방으로 대우하던 광주를 또다시 새정치의 '실험장소'쯤으로 여겨선 안된다. 어느 국회의원의 말처럼 호남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be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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