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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슬프다"…日 미인대회 우승자 위안부 '소신발언'

2012 미스인터내셔널 1위 요시마쓰 이쿠미
일본내 호된 비판 시달려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4-09 02:36 송고 | 2014-04-09 02:40 최종수정
'2012 미스 인터내녀설' 1위 요시마쓰 이쿠미가 지난해 말, 대형 연예기획사의 한 임원으로부터 협박과 스토킹을 당했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요시마쓰 이쿠미 페이스북

'위안부로서 살아야 했던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이 슬프다…'
국제 미인 선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일본의 여성이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일본 내 주요 인사들의 위안부 망언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일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2012 미스 인터내셔널'에서 1위를 차지했던 요시마쓰 이쿠미(吉松育美)는 지난달 29일 미국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페미니스트 운동가 로빈 모간과 대담을 나누던 중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회자인 모간은 "아베 신조 총리는 2차 세계 대전 종군 위안부에 대해 몇년 전에 있었던 공식 사과를 취하한다고 했었다"며 "이 공식 사과는 여성운동으로부터 전세계적으로 강한 압력을 받은 끝에 나온 것이지만 얼마 전에 총리는 애국주의에 비춰 그 사과를 취하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이 입장을 바꿔 계속 사과한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말한다. 일본 정부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담화를 발표했다.

이에 요시마쓰는 "일본 우익 인사들 사이에선 당시 약 8만~20만명의 여성은 모두 매춘부였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을 듣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요시마쓰는 이어 "다른 의견이 다양하게 있겠지만, 실제로 당시 이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들이 있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 "일본인으로서 이들(우익 인사들)의 발언을 부끄럽게 느끼고 있으며, 한 여성으로서 이 사과가 문제시되는 것 자체가 슬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2012 미스 인터내셔널' 1위 요시마쓰 이쿠미가 일본 내 주요 인사들의 위안부 망언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일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습 © 요시마쓰 이쿠미 페이스북


당초 요시마쓰가 이 방송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가 벌이고 있는 '스토커 제로 캠페인' 소개이다. 그 자신이 한 대형기획사의 임원으로부터 협박과 스토킹을 당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요시마쓰는 지난해말 이같은 사실을 공개해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정작 일본내에서 문제시되며 논란이 인 것은 위안부 발언이다.

방송 중 발언이 알려진 뒤에 요시마쓰의 페이스북에는 "교양이 없다면 미묘한 국제적 정치 문제를 말해서는 안된다"거나 "이번 발언을 통해 당신이 그냥 무식한 미인으로 세상에 인지된 것은 틀림 없다", "일본은 1965년 한일 기본 조약에서 한국과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 당신의 발언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아느냐" 등의 비난이 들끓었다. 현재도 비난은 끊이질 않고 있다.

요시마쓰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미국 방송에서의 발언이 번역되는 과정에서 혼란과 오해가 초래된 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100명이면 100가지 의견과 아이디어가 있고 그것을 표현할 자유는 100명 모두가 갖고 있다. 각자의 의견을 비판하거나 부정할 생각도, 내 의견을 강요당한 느낌도 없다.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견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2 미스 인터내셔널'에서 1위를 차지했던 요시마쓰 이쿠미 © 요시마쓰 이쿠미 페이스북

여성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요시마쓰는 지난 7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여성이 생생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위안부로 지내야 했던 여성의 삶, 또 그런 상황에 몸을 내맡기지 않으면 안됐던 여성이 있었다는 것을 슬프게 느끼고 있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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