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빗장 풀리는 車튜닝 시장…'쏘나타 튜닝카' 나오나

세계 튜닝시장 100조...세계5위 자동차생산 한국은 5000억
수입명차들-튜닝사 '동반성장' 구조...규제완화 한국도 '기대'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03-29 02:09 송고 | 2014-04-01 00:31 최종수정


국내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문전시회 '2014 오토모티브위크'가 28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한 업체 관계자가 오프로드 서스팬션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다..2014.3.2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정부가 자동차 튜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국내 튜닝 시장이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튜닝부품 승인제 등을 도입하기 위해 연내 관련규정도 정비될 전망이다.

29일 자동차 튜닝업계는 한국판 '브라부스'가 탄생할 것이라며 들뜬 분위기다. '브라부스'는 벤처 튜닝만 전문으로 하는 브라부스가 벤츠를 재해석해서 내놓은 튜닝카를 말한다. 중동 갑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가 벤츠 튜닝카인 '브라부스'다.

벤츠뿐 아니라 BMW, 아우디 등 글로벌 명차들은 저마다 튜닝카 브랜드가 있다. 벤츠 튜닝카가 '브라부스'인 것처럼, BMW는 알피나, 아우디는 ABT다. 튜닝카가 팔리면 그만큼 자동차 브랜드도 덩달아 팔리기 때문에 자동차 브랜드와 튜닝카는 '공생' 구조일 수밖에 없다. 완성차들은 튜닝 아이디어에서 신차 개발의 힌트를 얻기도 할 정도다.

때문에 정부의 자동차 튜닝 규제 완화는 국산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서도 호재일 수밖에 없다. 특정브랜드를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이 업체들이 해당 브랜드의 차량 성능을 대폭 개선시켜 선보이면 차량판매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글로벌 자동차 튜닝 시장은 약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이 35조원으로 가장 크고 독일이 23조원, 일본이 14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튜닝 시장은 5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상의 문제로 자동차 튜닝을 강력히 규제해온 탓이다. 튜닝을 규제하다보니, 튜닝 관련 국산 부품은 거의 생산되지 않고 있어 대부분 수입산 튜닝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장형성 튜닝협회장이 자동차 튜닝 규제완화를 건의한 것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국내 튜닝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 회장의 건의에 정부도 튜닝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문전시회 '2014 오토모티브위크'가 28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관람객들이 태양열을 이용한 자동차의 설명을 듣고 있다.오토모티브위크는 2006년을 시작으로 올해 8회차를 맞는다. .2014.3.2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자동차 튜닝은 크게 디자인 변경과 성능 개조로 나뉜다. 과거엔 자동차 배기음을 크게 늘리거나 요란한 외형으로 치장하는 튜닝이 성행했지만 최근엔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일례로 제동장치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자동차 안전을 높이는 튜닝 기술이다. 자동차 제동장치는 디스크와 브레이크패드로 이뤄진 제동장치가 핵심이다. 더 좋은 디스크와 더 좋은 브레이크 패드를 쓰면 더 잘 서는 안전한 차를 만들 수 있다.

차동제어장치라 불리는 차동제한장치(LSD)가 대표적인 예다. LSD는 자동차 바퀴가 헛돌 때 이를 제어해주는 장치다. 모래밭이나 진흙탕에 바퀴가 빠질 경우 바퀴가 헛도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헛도는 바퀴로 힘이 가고 반대편 바퀴엔 힘이 가질 않는다. 자동차가 진흙탕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다.

LSD를 장착한 차량은 헛도는 바퀴 대신 다른 쪽 바퀴에 힘을 가한다. 진흙탕에 빠진 바퀴엔 힘이 가해지지 않고 단단한 지형에 고정된 바퀴가 움직여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한국에선 LSD를 장착한 완성차를 만들지 않는다. 튜닝을 통해 LSD를 장착하면 바닷가나 오프로드 운전이 한결 수월해진다.

김태천 한국튜닝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자동차업계는 순정품이 최고라고 마케팅해 왔지만 더 좋은 성능의 제품으로 바꾸는 튜닝은 오히려 차의 성능을 높인다"며 "더욱이 과거엔 주위에 피해를 주는 소음 공해 형 튜닝이 있었으나 이제는 성능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적인 튜닝이 더 각광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의 튜닝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성능을 강화하고 신차의 개발 방향을 먼저 보여주기도 한다. '브라부스 EV12'는 벤츠 마이바흐를 기반으로 튜닝한 차량이다. 최대 출력을 550마력에서 640마력으로 늘렸고 최고 속도는 무려 340km/h까지 높였다. 중동 갑부들이 벤츠보다 브라부스를 더 선호하는 이유다.

이렇게 엔진 성능을 높이면 그에 맞춰 서스펜션을 강화하고 브레이크 성능을 올린다. 완성차에 비해 안전하고 성능이 우수한 특별한 차를 만드는 셈이다.

튜닝카는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배기량 2000cc로 내는 파워를 튜닝한 1500cc 엔진으로 감당한다면 배기가스 배출량은 그만큼 줄어든다. 김태천 국장은 "튜닝카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남아있지만 오히려 환경이나 성능을 감안해 튜닝을 하는 운전자도 많다"며 "튜닝카를 만들면 우선 완성차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완성차업계와 튜닝업계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완성차업체가 튜닝업체와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아예 튜닝업체를 내부로 편입하는 경우도 많다. 벤츠의 경우 AMG란 튜닝업체를 인수해 AMG 모델을 직접 생산한다. 또 브라부스엔 신차를 미리 제공해 브라부스 튜닝카가 신차와 거의 동시에 출시되도록 배려하고 있다. BMW나 아우디, 심지어 포르쉐도 튜닝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미국에선 일대일 협업보다 수많은 튜닝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를 개조해 시판한다.

최근 브라부스를 비롯해 일부 글로벌 튜닝업체들이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도 자동차 산업규모에 걸맞는 자체 튜닝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태천 국장은 "튜닝 시장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완성차업계와 튜닝업계가 상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라부스 마이바흐 튜닝카. 엔진 성능을 업그레이드 해 시속 340km까지 달릴 수 있다. © News1


xpert@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