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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1.8조원대' 사기대출...금감원 직원 연루 확인(종합)

금감원 직원, 수십억대 이권 받고 도피도 도와...수사결과 발표
피해은행, 매출채권양도 승낙서만 믿고 대출승인 '허술'
미상환금 2894억원 자금추적, 은행 및 KT 과실 여부도 수사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4-03-19 02:10 송고 | 2014-03-19 07:22 최종수정
서울지방경찰정은 KT ENS에 휴대전화 등을 납품한 사실이 없음에도 세금계산서 등을 허위로 작성 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로 KT ENS 시스템영업개발부장 김모씨 등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2014.3.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벌인 1조8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19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금융감독원 직원이 이들에게서 금품을 받고 범행을 도운 정황도 새롭게 확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허위 매출채권양도 승낙서 등을 담보로 거액의 부정대출을 받아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KT ENS (구 KT 네트웍스) 시스템영업개발부 부장 김모(51)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부정대출을 받아 가로챈 중앙스타(유) 등 협력업체 대표 서모(38)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로 도피한 ㈜엔에스쏘울 대표 전모(49)씨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려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금융감독원 김모 팀장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 자본시장조사국 소속인 김 팀장이 사기대출 사건의 주범인 전씨 및 ㈜중앙티앤씨 대표 서모(44)씨 등과 어울리면서 금품과 수억원대 부동산 이권을 받아 챙기거나 골프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 최근 직위 해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사기대출 사건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김 팀장이 조사 사실을 전씨 등에게 미리 알려줘 해외도피를 돕고 금감원의 조사담당 직원에게 사건 무마를 목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팀장은 지난 2008년쯤 서씨와 경기도 시흥에 있는 230억원 상당의 별장을 함께 매입, 30%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8일 김 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으며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대출 주범들은 2008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KT ENS 허위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하나은행 등 금융기관 16곳으로부터 463차례에 걸쳐 총 1조8335억원 상당의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다.

서씨 등 협력업체 대표들은 김씨와 공모한 후 서류위조 및 허위채권자, 허위대출 채무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페이퍼컴퍼니의 일종인 SPC(자산유동화 전문회사)사를 설립해 매출채권양도 승낙서 등 대출 관련서류를 금융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출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면 또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하다가 대출한도를 초과하게 되자 금융기관을 안심시켜 계속 대출받을 목적으로 SPC사를 설립한 것이다.

위조 매출채권양도 승낙서에는 협력업체 8곳으로부터 1회에 수십억원 상당의 휴대폰 단말기, PMP, 네비게이션 등을 납품받은 것으로 허위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출금으로 상장회사인 ㈜다스텍을 280억원 상당에 매입하는 한편 별장, 명품시계, 고급 외제승용차 등을 사들이고 필리핀, 마카오 등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도박과 유흥을 즐긴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기소 된 김씨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용현)의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기대출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협력업체 대표들은 "바지 사장이라 범행 전모를 알지 못한다"거나 "대출 규모가 적다"며 일부 부인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금융기관들이 대기업인 KT ENS가 매출채권을 양도한다는 승낙서만 믿고 대출을 승인해주는 등 대출관리에 맹점이 있음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각 금융기관별로 대출한도 승인 규정 준수여부, 매출채권담보의 진위 여부 확인과정에서의 과실여부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금감원 등 감독 당국에 '윗선' 등 추가 연루자가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한편 KT ENS 측 등에도 연루자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상환금 2894억여원을 회수하기 위해 대출금 사용처 등을 확인하는 등 자금추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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