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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치명적 결함' 10년 늑장 리콜…"토요타 꼴날라"

(디트로이트 로이터=뉴스1) 권영미 기자 | 2014-03-12 07:44 송고 | 2014-03-12 07:56 최종수정
© 로이터=뉴스1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의 '늑장 리콜'에 대해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의회가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11일(현지시간) 연방검찰까지 범죄혐의가 있는 지 조사에 들어갔다.
글로벌 위기에 파산- 재출발후 발빠른 회복세를 보여온 GM으로서는 지금의 성장세가 꺾일까 안타까운 순간이다. 거액의 벌금 등의 금전적 손실은 물론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신뢰성 훼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연방검찰은 GM이 약 10년간 13건의 사망사고를 낸 치명적 결함에도 지난달에야 '늑장 리콜'을 시작한 점에 대해 형사법상 책임 유무를 따질 방침이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도 하루 전 GM에 대해 차량 리콜에 관한 경위 조사와 청문회 등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특히 GM이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려고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GM의 리콜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조사 중이다.
◇10년만의 '늑장'리콜

GM은 지난달 13일 자사 차량 중 일부가 점화 스위치 불량으로 인해 고속주행 중 시동이 꺼져 차가 멈추고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시작했다.

GM은 특히 시동키에 무게가 가해질 경우나 도로상 진동으로 인해 점화 스위치가 '주행' 상태를 벗어날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당시 GM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쉐보레 코발트 모델과 폰티악G5 모델 78만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하지만 12일 후 GM은 160만대로 리콜을 전세계로 확대했다. 리콜 대상 모델도 2003~2007년 생산된 쉐보레 코발트, 쉐보레 HHR, 폰티액 G5, 폰티액 퍼슈트, 폰티액 솔스티스, 새턴 이온, 새턴 스카이 등으로 증가했다.

GM의 늑장대처에 대한 의혹은 뉴욕타임스(NYT)가 8일 NHTSA에 올라온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3년 2월부터 매월 2건 이상씩 시동 꺼짐과 관련한 불만이 제기된 것을 발견, 보도한데서 시작됐다.

NYT는 GM의 간부들은 차량 결함을 이미 10년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라 CEO 리더십 시험대

이번 리콜 사태는 1월 15일 GM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오른 메리 바라CEO에게 돌파해야 할 첫 위기가 됐다.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메리 바라 ©로이터=뉴스1

지난주 바라 CEO는 왜 리콜이 이같이 늦어졌는지 내부 수사에 들어가며 결과가 나오면 사실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라 CEO는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깊이 통탄한다"라고 말했다.

내부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대한 조사를 이끈 안톤 발루카스 변호사다.

GM의 이런 '늦었지만 본격적인' 대처는 토요타의 경우에서 보듯 회사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는 2009~2010년 세계적으로 1200만대를 리콜하며 24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해 회사가 휘청거렸다.

또한 토요타는 의도적으로 인기 모델의 위험한 결함을 감췄다며 전방위적인 공격을 받아 회사의 이미지까지 추락했다.

◇법적 책임성 논란될 듯

한편 일각에서 GM은 2009년 파산 후 서류상 전혀 다른 기업이 됐기 때문에 2009년 이전의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나와 법적 책임성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매체인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GM은 구조조정 당시 협상에서 2009년 이후 발생한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에만 책임을 질 것을 당시 검찰과 소비자단체들과 합의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2009년 이전의 사고에 대해 '새로운' GM을 고소하려는 시도는 계속 실패로 돌아갔다.

이 논리에 의하면 리콜 사태를 야기한 차량들은 2003~2007년 사이 생산된 차량들로 이 차량들이 2009년 이후 일으킨 사고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책임이 발생한다.

그레그 마틴 GM대변인도 "2009년 7월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새로운 GM은 법적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번에 문제가 된 결함으로 총 31건의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GM은 현재 각 사고가 정확히 언제 발생한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하지만 2009년 12월에 쉐보레 코발트 모델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망 사고가 최소 한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M이 법적인 책임을 모면한다 해도 NHTSA의 벌금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GM에게 내려질 것으로 추정되는 벌금은 3500만달러(약 375억원)로 지난해 매출인 1550억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액수다.

또한 GM의 기업이미지와 주가는 이에 비할 수 없이 훼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RBC 캐피털의 조셉 스팍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리콜로 GM이 오랫동안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당장의 금전적 타격은 중요하지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M의 주가는 11일 뉴욕증시에서 전장대비 5% 하락 마감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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