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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에 미칠 5가지 '우크라이나 역풍'

유럽 가스대란 발생 및 옥수수와 밀 등 곡물가 급등 우려
러시아 경제 및 우크라이나 경제 직격탄 맞을 수 있어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4-03-03 07:44 송고
우크라이나 지도 © News1

신흥국 시장 불안감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며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도 전운(戰雲) 못지않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6대 곡물수출국일 뿐 아니라 유럽의 주요 에너지공급원인 러시아 파이프라인의 주통로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립은 과거 냉전식의 동서 대립을 부를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글로벌 시장 전반을 흔들 돌출 악재라는 설명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당장의 외부 지원없이는 디폴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세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목하는 이유를 CNN이 2일(현지시간) 다섯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유럽 간 교류에서 길목에 있다. 경제력이 과거만 못하지만 지리적 중요성은 여전하다. 즉, 유럽이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약 25%는 러시아에서 들어오며, 이중 절반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과한다.

2006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 협상에 실패했을 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그 여파로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유럽 전역에서 가스대란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가스대란이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4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에 전장보다 100만BTU(British thermal units)당 2.8% 급등한 4.736달러를 기록했고, 싱가포르 시간 오후 1시 20분 현재 4.70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둘째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다. 10대 경제 대국 간의 제재는 무척 드문일이다.

하지만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모든 옵션을 검토중에 있다"고 수위를 높였다.

존 베일리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는 군사적, 외교적 움직임에 의한 경제적 여파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 경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현재 러시아 무역의 절반은 유럽 국가를 상대로 하고 있다. 러시아 내 상점들에는 유럽의 수입 물품이 가득하며 러시아 국민들도 이 상품들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통계(WTA)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러시아의 수입국은 중국이 1위이며, 다음은 독일, 우크라이나, 미국,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영국, 폴란드 순이다. 수출국은 네덜란드, 터키,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중국, 독일, 영국, 라트비아, 프랑스, 일본, 폴란드 순이다.

제재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러시아와 서방과의 정치적 관계는 차갑게 변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90분간 전화 통화를 했지만 푸틴의 작심을 돌리지는 못했다. 미국은 오는 6월 소치에서 러시아가 주최국으로 참여할 예정인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가를 위한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셋째, 유럽을 넘어서 세계 무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밀의 핵심 수출국이어서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가격은 오를 수 있다. 가격 움직임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밀 선물값은 4.5%까지 올라 장중 27.21㎏(부셀)당 6.2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최고가이다. 옥수수 선물값은 장중 2%까지 상승,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최고인 부셀당 4.72달러를 기록했다.

넷째, 정부 재원이 풍족하고 경제가 안정적이라면 현 상황 정도가 우크라이나 경제에 크나큰 우려 사항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태이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말과 내년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각 각각 130억달러, 160억달러이다. 외부 지원이 없다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제휴협정을 중단한 후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을 추구하자 150억달러의 차관지원을 약속했지만 그가 실권하자 정국불안정을 이유로 지원을 미루고 있다.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제통화기금(IMF)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350억달러를 지원하고 위해 다른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지만 협상이 진전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안정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우크라이나는 신흥국 가운데 경제가 취약한 유일한 국가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불안정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신흥국 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성장 둔화세를 겪고 있는 다른 신흥국의 위험에도 주목하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러시아 은행권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러시아 루블화는 올해 들어 약 10% 평가절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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