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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손배가압류 잡자"…시민사회 연대기구 출범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사회 각계 인사 450여명 제안
"손배가압류에 대한 법률과 판례 바꾸는 게 목표"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4-02-26 09:05 송고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및 유성기업 아산, 영동지회 주최로 노조파괴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사측으로부터 공격적 직장폐쇄, 용역 투입, 어용노조 지배개입과 민주노조를 차별하는 심각한 부당노동행위를 당했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유성기업 유시영사장을 처벌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3.2.2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민사회 연대기구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이하 손잡고)가 26일 출범했다.
'손잡고'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을 벼랑으로 모는 '21세기 야만'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한 사회 인식을 확산시키고 피해자를 돕는 활동을 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배가압류 문제는 2003년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씨와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노동자의 목을 조르고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잡고'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은수미 민주당 의원, 한홍구·하종강 성공회대 교수 등이 손배가압류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처음 제안했다. 지난달 24일 첫 준비모임을 연 뒤 지금까지 학계, 시민사회, 정치, 종교 등 사회 각계 인사 450여명이 모였다.
조국 교수는 이날 준비 경과보고에서 "최근 몇년 동안 파업에 대한 보복성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족들이 고통받는 상황인데, 시민사회와 지식인들이 이 문제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자각이 있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손배가압류 문제에 대해 "두 차례 '민주 정부'를 거치면서도 노동이 배제된 민주주의를 이어온 결과가 아닌가 반성한다"며 "법률과 판례를 바꾸자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정당과 정파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이달 현재 각 사업장에 청구된 손해배상 총액은 모두 1250억여원, 가압류 청구 총액은 182억여원에 이른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사측이 노동조합 파업에 대해 손배가압류를 신청한 사업장 노동자들도 나와 고통을 호소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 지회는 2010년 파업 이후 사측이 노조에 3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성훈 KEC 지회장은 "예전에는 노조 지도부에 한해서만 진행됐던 손배가압류가 최근에는 모든 조합원들에게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손배가압류가 노동조합을 억압하고 제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홍 지회장은 "'손잡고' 출범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내고 더 이상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손잡고'는 현재 손배가압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와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익재단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모금운동 '노란봉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측과 경찰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청구한 손해배상금 47억원을 목표 모금액으로 해 시민 10만명이 1인당 4만7000원씩 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운동이다.

지난 15일 가수 이효리가 4만7000원을 보내온 뒤 시민들의 모금이 이어졌으며 15일 만에 1차 목표액이던 4억7000만원을 모금했다.

'손잡고'는 이후 손배가압류와 업무방해죄 관련 법제도 개선 활동과 캠페인 등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모의법정과 플래시몹, 옴니버스 영화·영상제작, 언론기고활동 등 다양한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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