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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대 도심' 영등포구…"명품 복지도시로 도약"

[신년인터뷰]조길형 서울시 영등포구청장

(서울=뉴스1) | 2014-02-02 00:36 송고
조길형 영등포구청장.2014.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부가 따라할만큼 남다른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조길형 영등포구청장(57)은 키가 180㎝를 훌쩍 넘는 거구지만 누구보다 섬세한 행정가다.
조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구청장실에서 가진 뉴스1과의 신년인터뷰에서 구의 지원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취업한 발달장애인이 쓴 손편지를 꺼내 들었다.

편지를 바라보던 그는 "영등포구에 907명의 발달장애인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과제빵이나 바리스타 교육을 지원하고, 마을기업을 설립해 자립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해 발달장애인 5명을 구청 직원으로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5명을 더 뽑을 방침이다.

굵직한 개발현안이나 화려한 치적을 늘어놓는 다른 단체장과는 달리 그는 인터뷰 내 장애인과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에 대해 강조했다.

구가 맞춤형 정책으로 만든 '홀몸노인 함께 살이 사업'은 지난해 대한노인회에서 복지대상을 수상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의 우수성을 인정, 전국 지자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구청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남다른 철학을 가졌다.

그는 아침 구내식당에서 젊은 직원들과 만나 의견을 듣는 '누룽지데이트'를 하거나, 함께 선유도공원 등지를 걸으며 소통하는 '보통(步通)날'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동주민센터 여직원들이 근무복을 갈아입을 공간이 없다는 것도, 잠시 쉴 곳이 없어 화장실 변기에 앉아 쪽잠을 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조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에 작은 여성쉼터를 마련해 민원인을 직접 대면하는 이들 직원의 업무만족도를 높였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답도 있다는 생각으로 직원 한 명, 구민 한 사람의 의견을 흘려듣지 않는다는 게 그의 강점이다.

그의 현장행정 덕분에 지난해 구는 '청렴 1등구', '공약이행도 전국 최우수등급', '서울시 인센티브 사업평가 종합 1위'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지난 3년 반 동안 203개 분야에서 총 107억원의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저력도 보여줬다.

'행복한 복지도시'를 꿈꾸는 영등포구는 올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중·장애인 연금 지급금액·대상 확대 등을 역점과제로 추진한다.

일자리 1만3000개를 발굴하고, 타임스퀘어 내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공공문화복합공간을 운영한다.

특히 서남권에 부족했던 어린이 문화컨텐츠를 위해 타임스퀘어 지하2층에 770평 규모의 어린이 직업 테마파크 키즈앤키즈(Kids&Keys)를 조성했다. 키즈앤키즈는 국내 최초로 지방 자치단체에서 전개하는 '아동·청소년 직업 체험 공간'으로 수익금 일부는 사회공헌활동에 쓰인다.

조 구청장은 구청장 출마 당시 발표한 31개 공약 중 25개 사업을 완료했다. 나머지 6개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노인복지타운과 신길재정비촉진지구 개발 등도 임기 내 완료 예정이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는 10대에 서울에 상경한 후 영등포구 신길동에 자리잡고 살아왔다.

구의원만 4선을 거친 그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선5기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된 풀뿌리 정치인이다. 서울 상경 당시 처음 본 영등포역의 새까맣고 분주한 모습이 그를 영등포구에 눌러 앉혔다. 그는 첫 아이를 낳았던 신길동을 떠나지 않고 20평이 채 안되는 작은 주택에 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4년 임기동안 약 8만km, 지구 2바퀴 만큼을 누빈 조 구청장은 오는 6.4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요즘 지역 어르신들께 '덩치값'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2014.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 2014년 영등포구의 비전과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2014년은 구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해 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서남권 문화중심도시, 강남 못지않은 교육명품도시 만들기에 역점을 두는 한편, 사회적 약자계층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정과 나눔이 있는 행복도시를 목표로 보육과 복지 분야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갑오년 한 해는 크게 5개의 비전을 근간으로 구정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우선, 내실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우수교육 자치구로 거듭나고자 한다. 글로벌리더십 교육 등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하고 친환경 무상급식을 중학교 3학년까지로 확대한다. 오는 8월 완공되는 당산동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센터에서 학업과 진로 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장난감도서관과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열어 공공보육의 질을 높여 가겠다. 여의도 복지센터와 영등포동의 어르신 복지센터에서는 중장년층과 노인들이 당당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보장한다. 중증장애인연금도 올해 7월부터는 기존 소득하위 63%에서 70% 이하로 확대적용하고, 급여액도 2배로 인상해 소득보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도 앞장선다.
구는 올해 1만3000개의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이 있던 자리에 사회적 경제지원센터(가칭)를 건립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다. 적은 자본으로도 개업이 가능하도록 사무실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교육장과 세미나실 등을 무료로 제공해 최적의 업무지원환경을 마련한다.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관광도시 영등포도 대표적 과제다. 구는 제2구민체육센터와 여의도 디지털도서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을 통해 구민의 삶을 한 단계 높여갈 방침이다. 당산동과 샛강 생태공원의 연결로는 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활용될 예정이다.

지자체로는 최초로 2월 공식 개관식을 갖는 타임스퀘어 지하 2층 내 공공복지문화공간은 자녀들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20여 종의 직업체험존과 여성을 위한 문화강좌, 가족을 위한 공연장으로 조성됐다. 서울 최대의 쇼핑몰인 타임스퀘어와 맞물려 서남권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의 구심적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부모가 자녀 2명을 데리고 가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점을 감안, 강남의 유사시설과 비교해 55%의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가 만드는 시설인 만큼 공공성을 강화해 매월 저소득층 가정을 무료 초청할 계획이며 수익금의 일부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지금까지 구청장으로서의 최대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성과는 현장행정이 구정 기본 철학으로 완전히 녹아든 것을 꼽을 수 있다.

30년 영등포 토박이로 구의원을 4번이나 하며 매일을 주민들과 보내는 것이 일과였기에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체험해 왔다. 자치단체의 수장인 구청장이 주민들과의 소통을 기피하면 행정에 대한 신뢰는 결코 높아질 수 없다. 갈등이 첨예한 사안이라도 직접 만나 애기를 나눠보면 주민들이 원하는 게 매우 어렵거나 큰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충분히 듣고 애기를 나누면 그 자리에서 해결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현장행정을 통해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다. 교육 분야 8개, 복지 분야 11개, 사람중심 분야 12개 등 총 31개를 공약했다. 이중 현재까지 25개를 완료했고, 나머지 6개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그 중 노인복지타운과 신길재정비촉진지구 개발, 영등포뉴타운 사업 등은 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구는 지난 3년간 외부평가에서 203개 분야, 총 107억원에 달하는 수상성과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큰 성과였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13 서울시 인센티브사업 평가'에서도 17개 사업 전 부문 에서 수상하며 총 7억 9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아 25개 자치구 중 1등을 차지했다. 사실 시세외수입부분을 합치면 총 18개 사업에서 10억 8000만원을 획득한 셈이다.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민선 5기 공약이행도 평가 결과, 227개 기초자치 단체장 중 유일하게 평가항목 5개 전부 SA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는 전국 1등 청렴구로 선정됐고, 노숙인 지원 행정 모범사례로 감사원장 표창도 받았다.

영등포구만의 독창적인 맞춤형 노인복지정책을 인정받아 대한노인회로부터 노인복지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은 모두 현장행정을 신뢰한 전 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의 장기비전은 무엇인가.
▶영등포 및 여의도가 강남과 더불어 '3대 도심'의 하나로 승격되면서 남부 서울 중심지의 면모를 되찾게 될 것이다. 영등포‧여의도는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도심승격에 따라 지역 균형발전도 구체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영등포구는 한강 이남의 중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준공업지역이 전체 면적에 37%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의 균형발전에 큰 걸림돌이 돼왔다. 서울시 전체 27.65㎢중에 9.10㎢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준공업지역 비율이 가장 높다.

이에 구는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이기도 한 준공업지역 발전계획 수립을 시에 요청했으며, 올해 안에 준공업지역의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다.

배후지역인 양평동2가 29-6번지 일대에는 마을공원이 들어섰고 지상25층 규모의 공동주택과 지상1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등이 완공될 예정이다. 낙후됐던 양평동이 주거와 산업 기능을 갖춘 현대적 복합단지로 변모하고 침체된 양평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영등포역 인근 재정비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영등포구의 지형도 변화할 예정이다. 신길동과 영등포동도 재정비, 재개발이 이뤄지면 주거·산업·환경이 어우러진 계획적인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서울시는 총 600억 여원 정도 무상보육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등포구의 사정은 어떠한가. 또한 복지사업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올해 요구되는 가정양육수당과 영유아보육료는 470억원. 영등포구가 확보가능한 예산은 430억원으로 약 40억원의 부족분이 발생한다. 무상보육 같은 전국 단위 정부정책사업은 국가에서 재원을 전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추가적인 재원보조가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박원순 시장의 현장시장실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장중심 시정이라는 호평을 듣기고 했지만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자치구의 현장을 직접 찾아보고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정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는 제가 구정운영의 제1원칙으로 삼는 '현장에 문제가 있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장중심 행정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 구는 지난 6월 10~11일 현장시장실을 개최하고 총 14개 주민숙원 사업에 대한 시 지원약속을 받아냈다. 서남권 문화복합시설 건립은 용역결과에 대해 서울연구원에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양평1유수지 악취저감 저류소는 2016년에 완공된다.

서울지방병무청 이전 및 공원조성과 준공업지역 재조정, 남부도로사업소 이전 및 활용 , 제물포도로 지하화 등 현안 사업도 서울시와 협의를 계속하며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현장시장실 당시 약속한 합의사항에 대해 변함없는 지원을 해주길 요청한다.

-새누리당의 기초의회 폐지안에 대한 입장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구의원 출신으로서 판단할 때 실제 신발이 닳아지도록 주민을 대변하고 구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구의원이다. 뿐만 아니라 기초의회에 대한 정당공천은 폐지돼야 한다. 구의원은 구민들의 심부름꾼으로서 역할하는 것이지 정당은 필요치 않다.

-구청장으로서 철학과 좌우명은 무엇인가.
▶좌우명은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의미다. 영등포구의 구정목표인 '교육․복지․사람 중심 새 영등포'도 사실은 '경천애인'을 구정상황에 맞게 재해석해 결정한 것이다.

'경천(敬天)'은 공직자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도록 '청렴'이라는 소신을 지켜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2010년부터 매일 구청장 포함 전 직원이 청렴DJ로 나서 구내방송을 하는 '공감 청렴방송'을 운영해왔다. 전국 최초로 SNS를 활용한 Speedy 청렴소통을 실시했고 연 2회 이상 전 직원의 청렴 교육을 의무화했다.

'애인(愛人)'은 '사람 냄새 풀풀 나는 나눔 도시'라는 구의 목표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노인과 노숙인, 발달장애인과 같은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에 유독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사회적 지위나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대하고 사랑하려는 경천애인의 실천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프로필

▲1957년생(57·전남 영광) ▲호원대학교 법경찰학부 졸업 ▲영등포구의회 제2·3·4·5대 구의원(4선) ▲영등포구의회 4·5대 후반기 의장 ▲민선5기 영등포구청장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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