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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넬슨 만델라 아니야 바보들아" 모건 프리먼의 짜증?

사칭 가능성 커…인터넷 익명성이 빚은 해프닝

(서울=뉴스1) 김종욱 인턴기자 | 2013-12-11 09:06 송고
'모건 프리먼'을 사칭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 News1

할리우드 배우 모건 프리먼이 최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자신을 혼동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트위터 글이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글이 실제 모건 프리먼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지난 10일 국내외 매체들은 모건 프리먼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바보들아"라는 짜증 섞인 주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글에는 "제발 나와 넬슨 만델라를 혼동하지 마라. 고맙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는 곧바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유되며 많은 누리꾼들을 놀라게 했다. 문제가 된 트위터 아이디는 곧 '사용 정지' 조치를 받아 현재 확인이 불가능하다.

여러 가지 정황상 해당 글의 실제 작성자가 모건 프리먼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우선 해당 트위터 글은 공인의 글로 보기 힘들다. 글에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라는 말 다음에 '바보', 영어 비속어와 '저능아'를 합성한 단어 등이 포함돼 있다. 76세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가 남긴 말이라기엔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또한 유명 인사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볼 수 있는 '공인'(verified) 표지가 없다. 트위터는 연예인, 정치인 등 공인들의 트위터 화면에 파란 색 '브이'(V) 표식을 제공해 실제로 해당 인물의 트위터 아이디인지 보증한다.

'공인' 제도 덕분에 유명인사들이 자신의 트위터 아이디에 '공인'(verified) 등의 문구를 포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화제가 되고 있는 트위터의 아이디는 '공인된 프리먼'(FreemanVerified)이다.
2012년 10월 모건 프리먼이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남긴 글. © News1

발언의 수위, 공인 유무와는 별도로 모건 프리먼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공개했다는 점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모건 프리먼은 지난 2011년부터 페이스북에 공식 페이지(/MorganFreeman)를 개설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는 모건 프리먼의 출연작 소개 등 홍보 목적이 강하지만 그가 직접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일례로 모건 프리먼은 지난 2012년 10월 자신이 영화 '라스베가스' 촬영 도중 사망했다는 오보를 접한 뒤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죽었다는 소식을 계속 읽고 있습니다"라며 "영화 촬영을 위해 라스베가스에 갔다 온 것은 맞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사실이지만 사형 선고를 받은 적은 없군요"라며 황당한 루머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건 프리먼이 자신과 넬슨 만델라를 혼동하는 사람들에게 불평을 쏟아냈을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모건 프리먼은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미국 타임지를 통해 "넬슨 만델라가 1990년대 어느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전기 영화가 만들어질 경우 희망하는 주연 배우로 저를 언급했었다"며 이를 '영원히 잊지 못할 영광'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20여년간 친분을 유지했다. 모건 프리먼은 2009년 개봉한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에서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던 넬슨 만델라를 연기했다.

현재까지 트위터 운영진과 모건 프리먼 측은 이 문제에 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 사실에 비춰본다면 '모건 프리먼 짜증 발언'은 인터넷의 익명성이 만들어낸 해프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monio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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