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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알고보니 회귀성 어종…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출산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3-12-06 10:36 송고 | 2013-12-06 11:31 최종수정
레몬상어© AFP=뉴스1


회향본능.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 가는 회귀성 어종은 연어만이 아니다.
오랜 시간 상어의 생태학적 습성을 관찰·연구를 해온 과학자들이 상어도 출산을 앞두고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회향광(懷鄕狂)을 지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17년 동안 한번도 찾지 않았던 고향 바하마 제도로 돌아온 어미 '레몬' 상어를 추적해 이러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 전에도 상어가 출산을 하러 태어났던 장소로 돌아간다는 의심이 있었다.

보통 성숙하는 데 오래 걸리는 종들이 고향으로 되돌아 온다. 바다 거북이 그렇다. 이들은 고향을 찾아 수백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친다. 상어도 비교적 성숙이 느린 동물에 속한다.
증거는 또 있다. 그 전 연구에서 프랑스 폴리네시아의 흑기흉상어 자매가 같은 장소에서 출산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다른 가족에서 온 어미 상어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출산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상어의 출생부터 출산까지 일생을 추적했다.

미국,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바하마에서 온 연구원들은 바하마의 비미니제도에 있는 레몬상어에 특히 주목했다. 레몬 상어는 태어난 곳 근처에서 처음 3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단 상어를 알아볼 수 있게 꼬리표를 달았다. 한살이나 두살 정도인 새끼 레몬 상어에게 표식을 하고 무선 응답기를 붙였다. 유전자 분석을 위해 지느러미에서 조직샘플도 채취했다. 1995년부터 연구원들은 17년 동안 같은 장소로 돌아와 그 해 태어난 상어에게 똑같이 했다.

그리고 임신한 상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임신한 상어가 나타나면 그 상어가 등록된 것인지 알아보려고 DNA조직을 채취했다.

기다림 끝에 상어 두마리를 잡았다. 한마리는 1995년 두살 때 등록된 상어였다. 몇 달 후 이 상어의 새끼도 잡았다. 13년 전 어미 상어에 꼬리표를 달았던 그 장소에서 불과 2.5마일 떨어진 곳이었다.

두번째 상어는 1997년 달았던 무선 응답기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2008년 발견하지 못했던 이 상어의 새끼를 2012년에 이르러 근처에서 4마리나 찾았다.

2012년 실험이 끝났을 때 연구팀은 비미니를 출산 장소로 이용한 상어 15마리를 확인했다. 9마리는 그전에도 같은 곳을 출산 장소로 이용했지만 꼬리표를 달기 전에 태어나 이들이 고향으로 온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나머지 6마리는 새끼 때 꼬리표를 단 상어였다.

또 다른 사실도 밝혀냈다. 상어 59마리가 비미니 섬 북쪽 강에서 출산을 했고 6마리가 남쪽 비미니에서 출산을 했지만 어떤 상어도 두 장소를 모두 이용하지 않았다. "예외없이 한 장소에 매우 충실했다"고 연구원들은 논문에 썼다.

이 실험에서 적어도 몇몇 레몬 상어는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회향광을 바하마 제도에서 연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를 이끌었던 케빈 펠트하임은 국제적인 노력으로 몇몇 상어의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상어들이 주로 출산하는 곳을 보존하면 된다는 결론이다.

이 연구 결과는 5일 ‘분자 생태학(Molecular Ecology Resources)'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마이애미 해양 환경 과학 대학, 사우디아라비아 과학기술대학교,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 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캠퍼스에서 온 연구원들이 참여했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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