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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터치]포스코, 경영공백 벌써? 조기퇴진 부작용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3-11-25 08:13 송고 | 2014-10-24 18:58 최종수정

포스코정기이사회가 열린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승강기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어제 정준양 회장의 사의 표명설에 대해 "사실 무근임을 밝힌다"고 해명했다.2013.11.8/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포스코가 정준양 회장의 조기 사의 표명 탓에 '후폭풍'을 겪고 있다. 경영 공백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내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은 오래된 얘기다. 정 회장의 사퇴설이 퍼질 때부터 내부 정보가 통제되지 않고 흘러 나왔다. 후임 회장 인선에 대한 각종 루머가 퍼지면서 일부 임원은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다는 '설'도 돌고 있다. 실제 로비 청탁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권에 줄을 댄다는 '설' 자체가 포스코 내부의 분위기를 보여 준다.

포스코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후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사업 계획과 내년 신규 투자를 고심할 시기에 임원들은 줄을 대고 직원들은 손을 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산업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 포스코의 '경영 공백'은 심각한 경영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준양 회장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진들에게 '사의 표명' 의사를 공식화했다. 지난 15일 이사회 의장에게 전화로 사의 표명을 한 이후 처음 모임을 가졌다.
정 회장의 사의 표명은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정 회장은 청와대의 경제인 모임에 초청을 받지 못하면서 회장직 흔들기가 시작됐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청와대의 압력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이후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는 정치권 발 뉴스가 흘러나왔고 정 회장에 대한 사의 압력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특정 매체를 통해 '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다', '이사회에서 후임 회장을 논의한다'고 보도된 것은 정치권의 압력 행사이기도 하고 내부 정보 통제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다.

정 회장의 사의 표명 이후 포스코의 내부 통제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인사가 좋은지, 내부인사가 좋은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 회장이 '임기를 채우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일 당시엔 '포스코의 전통은 내부 회장 승진이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제는 외풍을 막아줄 유력 인사가 회장으로 오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분분하다. 철강 산업과 전혀 상관없는 정치권 인사들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는 1994년 4대 회장에 재무부 장관을 지낸 김만제 회장이 취임한 바 있다. 2002년 포스코가 완전 민영화된 이후엔 외부 인사가 회장을 맡은 적이 전혀 없었다. 후임 포스코 회장에 '외부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포스코 경영 안정성의 취약함을 보여준다.

정치권에 줄을 대는 임원들이 많다는 '설'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취약한 경영 안정성 아래에서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하는데 월급쟁이 임원들은 정치권에라도 선을 대는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포스코 내부에선 박근혜 정부와 연줄이 있는 전직 CEO후보가 '차선'이란 자조섞인 위안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철강 산업은 공급 과잉 이슈와 각종 환경 문제, 전기요금 문제 등 산적한 과제을 해결해야 한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이후 철강산업의 재편, 글로벌 진출에 따른 규제 해결 등 포스코가 직면한 과제도 산더미다. 정준양 회장의 조기 사의 표명은 자칫 경영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무디스는 이날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단계 더 강등했다.



xpe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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