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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덮친 하이옌 "아빠, 엄마를 도와주세요"

필리핀 결혼 이주여성들 태풍 피해 모금 활동
한적, 내달 20일까지 100억원 모금 계획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3-11-13 06:34 송고
한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상점밀집거리에서 태풍피해 지원을 호소하며 모금활동을 벌이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필리핀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불러온 참사와 관련,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2013.11.13/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을 도와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 우리 아빠, 엄마를 도와주세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거주 중인 결혼 이주여성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대한적십자사는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13일 낮 12시30분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2시간여 동안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날 모금에는 적십자사 소속 무지개 봉사회 회원 8명이 함께 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무지개 봉사회는 필리핀·베트남 결혼 이주여성들의 모임으로 또 다른 결혼 이주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월 만들어졌다.

이들은 처음 사람들 앞에 서는 것조차 수줍어했지만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는 목소리를 높이며 눈물로 호소했다.

제일 칼리푸산씨(27)는 "평소 자주 통화하는 언니로부터 전화가 와서 피해 상황을 알게 됐다"며 "(사진으로 본) 아빠는 얼굴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 엄마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셔서 재해로 인한 피해가 빨리 복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제일씨의 현지 가족 6명은 태풍으로 집을 잃고 산 속에 대피한 상태이다. 가족 중 어린 아이들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코라존 엠(36·여)도 "가족들은 집을 잃고 밥과 물도 없이 지내고 있다"며 "우리 가족들은 배가 고프다. 도와달라"고 흐느꼈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 8일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을 덮친 태풍으로 현재까지 사망자 2000여명, 이재민 950만명이 발생했다.

친구들은 돕기 위해 모금 활동에 나선 우이후 부이티후에씨(23·여·베트남)는 행인들을 붙잡고 "필리핀 사람들을 도와달라"며 피해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모금에 동참한 정영애씨(55·여)는 "우리 동네에도 필리핀 여성들이 많아 친구 같이 느껴진다"며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환경을 파괴해 필리핀에 재해가 온 만큼 모두가 도움의 손길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 정하광씨(57)는 "우리나라에 필리핀 결혼 이주여성들이 많아져 필리핀은 가까운 이웃이 됐다"며 "많은 국민들이 필리핀 돕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긴급구호자금 10만달러(한화 약 1억원)를 지원한 적십자사는 다음달 20일까지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범국민 모금 캠페인을 전개한다.

또 8명의 상주인원을 둔 필리핀 태풍 피해 긴급지권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규모와 현지 상황 등을 발빠르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는 1통 2000원의 ARS전화(060-700-1234), 신한은행 계좌번호 140-010-244605·외환은행 계좌번호 630-008784-771(예금주: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후원을 받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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