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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소셜, 2년만에 티몬 재매각…왜?

글로벌1위 그루폰의 티몬 인수로 토종 쿠팡 등과 본격 대결
티몬 자금 압박 벗어나 본격 추격적 벌일듯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3-11-08 02:50 송고 | 2013-11-08 06:16 최종수정
© News1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이자 지난 2011년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 이하 티몬)를 인수했던 리빙소셜이 2년만에 티몬을 재매각했다. 티몬을 통해 한국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려던 계획을 2년만에 철회한 것이다.
티몬은 지난 7일 리빙소셜이 가지고 있는 티몬의 지분 100%를 2억6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넘기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8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나면 티몬은 그루폰의 100% 자회사가 된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법적인 절차를 거쳐 합병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건은 티몬에 추가 투자를 하기 힘든 리빙소셜, 성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티몬, 그리고 한국시장에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필요한 그루폰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져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리빙소셜은 2009년 설립, 22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소셜커머스 업체다. 2011년 티몬을 인수해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지금의 위상은 당시와 다르다. 치열한 경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자주 흘러 나온다. 심지어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24/7 월스트리트'가 지난 5월 발표한 '내년 미국에서 사라질 것 같은 10대 브랜드'에서 리빙소셜은 4위에 오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즉 리빙소셜은 티몬에 자금 지원은 커녕, 티몬을 팔아서 본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게 시급했다.

리빙소셜의 지분 매각은 티몬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티몬은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함께 1위를 다투고 있다. 게다가 3위인 위메프가 최근 큰 규모의 자금을 마케팅에 쏟아부으면서 빠른 속도로 추격, 업체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때문에 티몬 역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커머스의 글로벌 1위인 그루폰이 티몬을 인수, 토종들과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티몬은 작년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상태다. 경쟁을 위한 마케팅이나 기타 투자에 사용할 실탄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모기업인 미국의 리빙소셜도 최근 사업이 부진하면서 티몬을 도와줄 형편이 못된다. 즉 부실한 주인 대신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글로벌 1위라는 주인을 새로 얻게 됐기 때문에, 한국시장 1위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루폰 입장에서는 티몬 인수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 비해 부진한 한국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그루폰의 한국지사인 그루폰코리아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초기에는 선두권 경쟁을 했지만, 지금은 경쟁에 밀려 업계 추산 시장점유율이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그루폰 전체 매출에서도 아시아 시장 비중은 10% 정도로 작고, 여기에 한국시장에서 부진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그루폰에게 재무 상태는 좋지 않지만, 매출이 1000억원을 넘고, 한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티몬은 좋은 투자처가 된 것이다.

이번 티몬의 매각금액은 2억6000만달러로 한화로 약 2800억원이다. 2011년 리빙소셜에 매각됐을때 금액이 3000억원 정도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2010년 티몬의 매출액은 33억2400만원, 2012년 815억2500만원이다. 즉 리빙소셜에 매각되기 직전년도에 비해 20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매각금액은 당시와 큰 차이가 없다.

그 이유로 악화된 재무상황을 꼽을 수 있다. 설립 첫해인 2010년말 기준으로 티몬은 자본잠식이 아니었고, 2011년말에는 자본잠식이었지만 규모가 3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말 기준 티몬의 자본잠식 규모는 71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게다가 티몬은 설립 이후 3년째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당기순손실이 25억원에서 2011년 253억원, 2012년 669억원으로 늘었다. 설립 초기 회사라고는 하지만 손실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기업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또 티몬이 리빙소셜에 매각될 당시에는 한국에서 소셜커머스 시장이 막 태동되는 시기로, 온라인에 강한 한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을 시기다. 즉 기업의 현재 가치보다 성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금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이고, 승자가 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역시 티몬의 늘어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매각 금액이 2년전과 비슷하게 결정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jinebi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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