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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100만원=매매가 2.4억…임대료가 집값 결정"

[인터뷰]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임대수익 채권금리보다 높아…집값은 소폭 오를 것"
"부동산, 개발호재 반영하던 시기 물건너…수익가치만 부각"

(서울=뉴스1) 전병윤 기자 | 2013-10-28 02:39 송고 | 2013-10-28 23:38 최종수정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News1


"요즘 집값은 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자산가격을 결정하는 3대 요소 중 '수익가치'만 조명 받는 것이죠. 예전처럼 개발호재 기대감을 반영해 집값이 뛰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치투자의 대가(大家)로 손꼽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세상 모든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성장가치 △수익가치 △자산가치 세 가지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주식으로 따지면 신기술 개발 등에 따른 성장가치, 높은 배당률에 따른 수익가치, 해당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가치인 셈이다.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다. 재개발·재건축이나 택지개발계획에 따른 매매가 상승 기대감(성장가치), 월 임대료에 대한 기대이익(수익가치), 부동산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땅 크기인 대지지분(자산가치)으로 나뉜다.

개발도상국 시절 집값은 단연 성장가치가 주도했고, 재개발·재건축을 앞두면 대지지분율이 좌우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이채원 부사장은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우리나라도 고성장 시대가 끝나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수익에 집중하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졌다"며 "부동산 역시 당장 현금을 얼마나 쥘 수 있는지 따져야 하는 임대수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수익가치에 의해 집값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초 지인이 서울 목동에 있는 오피스텔을 매입했는데, 월 임대료가 100만원이란 얘기만 듣고 매매가를 정확히 맞춘 걸 실례로 들었다.

이 부사장은 "해당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은 1200만원인데, 여기에 서울의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 5%를 역산하면 2억4000만원으로 나온다"며 "역시 지인이 매입했던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이 계산대로 2억4000만원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가, 오피스텔, 아파트의 밸류에이션은 과거처럼 입지나 대지지분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선 '반짝'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채권-주식의 위험대비 수익률을 근거로 삼았다. 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을 연 3~5%로 잡으면 채권금리는 연 2.8%(국고채 3년 기준), 주식 1년 수익률은 8.1%(코스피200기준)다.

이 부사장은 "가장 안전해 수익률이 낮은 순서로 보면 부동산, 채권, 주식 순인데 우리나라는 부동산과 채권의 수익률이 뒤바뀐 상태"라며 "글로벌 기준으로 부동산과 채권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양측의 수익률 차이는 2~3%포인트 정도여서 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이 현재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집값이 올라 부동산 임대수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매매가격이 오르면 투자비용이 커지므로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채권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오르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 부사장은 "현재는 부동산이 채권보다 위험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어서 투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과정 속에 주택가격은 현 수준보다 소폭 올라 임대수익률을 내린 후 당분간 조정국면을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byj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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