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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의 길을 가련다

조선 선비의 삶 통해 우리 시대의 화두 조명
연암고전연구회 첫 작품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2013-10-20 23:48 송고 | 2013-10-21 00:09 최종수정
© News1


수많은 외침과 격변속에서도 500년이란 장수를 누린 조선을 있게 한 원동력은 '선비'들이었다.
선비들의 꼿꼿한 지조와 강직한 기대, 원리 원칙에 투철한 삶은 조선을 지키고 유지시킨 힘이다.

선비는 조선이 만들어 낸 이상적인 지식인상이자 정치인상이다. 그러나 모든 선비가 모범적이고 귀감이 될 만한 삶을 산 것은 아니다. 역사에 빛나는 탁월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명리(名利)와 현실론에 입각한 활동을 펴 '변절자', '간신'이라는 오명을 쓴 선비도 적지 않았다.

참다운 선비의 길이란 무엇일까.

'나의 길을 가련다'는 24명의 조선 선비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때로는 역사의 전면에 나서 불같은 정신으로 시대를 호령하고, 때로는 초야에 칩거하며 깊이있는 사색으로 시대를 떠받쳤던 조선 선비들의 사상적 배경과 삶, 행적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면서 역사속에 잊혀져 가는 선비들의 모습을 재현했다.

특히 선비들이 살면서 실천하고자 했던 하나의 테마를 밀도있게 그려 지금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가치인 민주주의와 언론, 진보와 실사구시 등의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명문장가’였던 연암 박지원은 세속의 명리를 벗어나 아웃사이더로 살면서 자신이 추구했던 삶의 가치를 '초탈(超脫)'이라는 화두에 담았다.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에 의해 침탈되자 "나라 망하는 날 죽는 선비 하나 없으니, 어찌 원통하지 않겠는가?"라며 통분해마지 않은 채 자결했던 매천 황현은 '사기(士氣)'라는 화두에 그의 삶과 사상을 담아내고 있다.

뛰어난 실천 정신으로 후학을 양성했던 남명 조식을 통해 본 '경의(敬義)', 사대부이면서 길거리나 상처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던 어우당 유몽인의 '기간(奇簡)', 조선 최고의 개혁사상가였던 다산 정약용의 '민본(民本)', 조선이 낳은 천재 율곡 이이의 '언로(言路)',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의 이단아 교산 허균의 '진보(進步)' 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비들의 작품을 원문 그대로 담은 것도 이 책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선비들의 삶과 철학은 물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과연 누가 참다운 선비의 길을 걸었는 지, 어떤 이의 삶이 우리의 마음을 부끄럽게 만드는지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급변하는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과 비교하며 읽으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은이 연암고전구수회는 인문연구소 학림(學林)과 고전연구소 혜안(慧眼)의 회원들이 모여 만든 인문학 연구모임이다.

우리 고전을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을 배우고 이를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결성됐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첫 번째 토론 과제로 선정하면서 모임 이름 역시 연암으로 정했다. '나의 길을 가련다'는 연구회 발족 후 첫 번째 성과물이다.

판테온하우스/연암고전연구회/368쪽/1만7800원.


senajy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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